시장 커져도 적자 8000억원...온라인 커머스 '각자도생' 시작됐다

온라인쇼핑 업계가 지난해 총 8000억원을 웃도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치킨게임은 수년간 수천억원대 적자를 거듭하며 계속됐다. 올해 각 업체는 매출을 확대하고 적자를 줄이는 내실 경영을 추진, '턴어라운드'를 노린다. 온라인쇼핑 업계가 생존을 위한 각자도생 전략에 나섰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SK플래닛 11번가 4개 사가 기록한 총 영업 손실은 약 8890억원이다.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인프라 확대 및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대규모 비용이 소요됐다.

오픈마켓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영업 손실은 6388억원이다. 최근 3년 동안(2015~2017년) 무려 1조7000억원을 웃도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은 2016년 30%에서 2017년 24%로 개선됐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프라 유지와 인건비 유지에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 지난해 숙박 예약 전문 업체 '떠나요'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한 것도 적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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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4731억원, 영업 손실 4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 손실을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줄이면서 선방했다. 전체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돈 매출 상승세와 한 자릿수 영업손실률을 각각 달성하며 장기 실적 반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티몬은 2017년 매출 3562억원, 영업손실 1185억원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늘고 적자는 24% 감소했다. 신선식품으로 취급 상품군을 확대한 슈퍼마트가 시장에 안착하기 시작한 덕이다. 회사는 매년 25% 이상 손실 규모를 줄여 2020년 이후 흑자 전환을 노릴 계획이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900억원대 영업 손실을 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11절' 프로모션 등이 성공을 거두며 전년 2000억원대 손실을 50% 이상 개선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7년 매출 95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이익은 전년보다 6.9% 줄어든 623억원이다. G마켓, 옥션, G9 3개 브랜드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2015년 이후 2년 연속 영업 이익이 감소했다. 판촉비용 및 '스마일클럽' '스마일배송' 등 신규 서비스에 투입된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4% 상승한 482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76.8% 증가한 165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어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호조로 이베이코리아에 이은 흑자 사업자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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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 업계는 올해 공격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 다원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전부터 레드오션 상태인 단순 배송상품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한 증자 및 투자 유치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실제 쿠팡은 최근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가운데 약 5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 법인 자본 확충에 사용해 총 8130억원 현금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던 전자상거래 시장 적자 규모가 처음 감소했다”면서 “각 업체가 내실을 한층 다지기 위한 수익 확보 전략과 비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온라인쇼핑 업체 영업이익(손실) 현황(단위 억원)

자료:각사 취합

시장 커져도 적자 8000억원...온라인 커머스 '각자도생' 시작됐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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