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휴대폰 장비를 생산하며 꾸준히 성장해 온 H사는 최근 업계 불황으로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 H사 김 사장은 기존 기술을 이용해서 신규 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투자비용은 최소화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일 방법으로 뭐가 없을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수많은 카페 가운데 유독 스타벅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가 커피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팔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스타벅스도 이런 콘셉트를 처음부터 의도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의 첫 카페는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이탈리아 전통 커피 전문점이었다. 바리스타는 나비 넥타이를 차림으로 커피를 내리고, 스피커에서는 오페라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생각만큼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
이때 보통 사람이라면 사업을 접거나 다른 아이템을 찾아 나섰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슐츠는 리스크가 큰 모험을 하기보다 작은 실험을 계속하면서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 나갔다. 예를 들어 커피 종류가 적다고 불평하는 고객을 보고 커피 종류를 다양하게 늘려 나갔다. 고객 반응을 보며 새로운 맛의 커피를 추가하기도 하고 빼기도 했다. 이렇게 실험을 반복하면서 실패도 있었지만 수많은 작은 성공을 경험했다. 이러한 작은 성공을 토대로 스타벅스는 특유의 '스타벅스 경험'을 만들 수 있었고, 소비자는 이에 열광한 것이다.
이처럼 큰 성공을 부르는 작은 실험을 일컬어 베스트셀러 작가인 피터 심스는 '작은 도박(리틀 베츠)'이라고 표현했다. 리틀 베츠 방법론이란 불확실한 신규 사업의 대규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작은 실험으로 쌓인 경험을 모아 신규 사업을 성공시키는 전략을 말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도 리틀 베츠로 큰 효과를 보았다. 원래 픽사는 이미지 드로잉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이었다. 당시 영업 담당자이던 에드 캣멀은 판매가 저조한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작은 실험을 시도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직접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훌륭한 애니메이션을 만들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그렇게 만든 첫 작품이 광고 애니메이션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픽사는 세간의 관심을 얻었다. 이 첫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전구가 박힌 스탠드는 현재까지도 픽사를 대표하는 로고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 호평에도 소프트웨어(SW) 매출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픽사는 조금 더 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이것이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자신감이 붙은 캣멀은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에게 건의해 장편 애니메이션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렇게 추진된 첫 프로젝트가 바로 '토이 스토리'다. 기존 디즈니의 2D 애니메이션에 싫증을 느끼고 있던 관객들은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에 열광했다. 픽사는 SW 판매 수익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토이 스토리'가 성공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기술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이후 픽사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작은 실험을 하는 것을 시스템으로 정착시켰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한 편을 제작하기 전에 10여편의 단편 작품을 만들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신규 사업 진출을 주저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스타벅스와 픽사처럼 작은 도전, 즉 '리틀 베츠'를 해보자. 작은 실험으로 발견한 노하우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면서 크게 성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천유경 IGM 글로벌 응용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