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가 고객 이용 실적을 하나의 포인트로 통합하는데 착수했다. 각사의 이용 실적을 다른 계열사에서 활용하게 하는 새로운 통합 포인트로 그룹 시너지를 꾀한다. 11번가 구매 실적 포인트로 SK텔레콤 통신요금을 내거나 SKB 인터넷 사용 실적을 11번가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SK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글로벌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아마존처럼 커머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에 나돈 매각설을 일축하면서 11번가를 '한국의 아마존'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SK텔레콤이 보유한 신기술을 활용해 11번가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번 포인트 통합도 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은 통합 포인트 신설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3사 공통으로 적립·사용할 수 있는 통합 포인트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다. TF는 SK텔레콤이 주도하며,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실무진이 참여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통합 포인트 활용을 위한 시장 조사와 법률상 제도까지 모두 검토 대상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 전략에 따라 통합 포인트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통합 포인트와 연계한 이동통신 요금제 출시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3사 통합 포인트는 SK플래닛 'OK캐쉬백'이나 SK텔레콤 '레인포우 포인트' 및 'T멤버십 포인트' 등과 별개로 운영된다. 포인트가 일정 기준 이상 쌓이면 11번가 상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통신요금과 SK브로드밴드 IPTV 시청료 및 주문형비디오(VoD) 결제요금에도 통합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구매 실적으로 통신요금을 감면받게 되는 셈이다.
온라인쇼핑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아마존이 유료 멤버십 '프라임' 고객에게 차별화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3사 고객에게 프리미엄을 제공,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라면서 “이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롯데(엘포인트), CJ(CJ ONE) 등 유통 공룡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다”고 전망했다.
SK는 앞으로도 커머스 부문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ICT가 등장하면서 업종 간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두고 여러 논의가 이뤄지는 초기 단계”라면서 “세부 운영 방식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