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지역 매출 20조를 넘어섰다. 한국지역 매출은 최근 10년래 처음으로 북미 매출도 넘어섰다. 내수 시장 성장과 함께 국내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제품의 해외 수출 확대가 주효했다.
3일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한국지역 매출은 20조26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 매출 14조5930억원보다 38.8%나 증가한 수치다. 한국 지역 매출이 20조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국지역 매출이 급증하면서 최근 10년 중 처음으로 북미지역 매출(16조5425억원)도 추월했다.
한국지역 매출이 1년 만에 5조6679억원이나 증가하면서 LG전자 전체 매출이 60조원을 돌파하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LG전자 매출액은 전년 대비 6조293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94% 가량이 한국지역 매출 증가분이다.
지난해 한국지역 매출이 급성장한 원인은 내수시장이 성장한 것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폭염으로 에어컨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 건강관리 가전도 선전했다.
그동안 미미했던 건조기가 지난해 급성장한 것도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전년 대비 6배가량 성장한 60만대 규모에 달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을 LG전자가 차지했다.
LG전자만의 경쟁력인 스타일러도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다. 스타일러는 제품군을 확대하며 지난해 월 1만대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며 수출이 늘어난 것도 매출 확대 이유다. 대표적인 것이 초프리미엄 가전 'LG시그니처'다. LG시그니처는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한다.
LG시그니처는 프리미엄 시장 중에서도 상위 5%에 해당하는 초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2016년 출시한 제품이다. 당초 판매량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개발했지만, 출시 첫해 만에 목표의 2배 이상 판매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세계 40개국 이상에 진출해 LG전자 가전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성장했고, 한국에서 생산해 해외로 직접 보내는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LG시그니처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한국지역 매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지역별 매출 현황(단위:억원)
자료:LG전자 사업보고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