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 PC에는 MS워드와 한글이 깔려있다. 회사에서는 MS워드를 쓰지만 1년에 서너 번 공공기관 발주문서를 열어볼 때는 한글을 사용한다. 사용빈도는 적지만 발주 확인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쿠쿠닥스(대표 이유호)는 HTML5 기반 문서뷰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오피스 문서를 웹에서 볼 수 있다. 기존 뷰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문서를 다운로드해야 볼 수 있었다. 쿠쿠닥스 뷰어는 앱도 다운로드도 필요 없다. 스트리밍 방식처럼 바로 본다.
이유호 쿠쿠닥스 대표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다양한 문서를 열람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창업 동기”라며 “구글드라이브도 MS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표를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문화와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쿠쿠닥스는 위지윅 에디터, 통합문서뷰어, 비대면 전자문서 솔루션, 모바일 청구서 발송솔루션 등을 보유한다. 이 가운데 이지윅 에디터와 통합문서뷰어는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다. GS인증 제품은 정부부처 우선구매 대상 SW로 선정돼 공공기관으로 이용이 확장될 전망이다.
통합문서뷰어는 이메일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열람할 수 있다. 삼성전자판매, 한국타이어, 롯데, 법원도서관에 공급했다. 비대면 전자문서솔루션은 통신사, 보험사 청약·계약 심사할 때 쓰인다. SK텔레콤, 삼성생명, 동부화재 등에 솔루션을 제공했다. 통신, 금융 분야는 경쟁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쿠쿠닥스는 2014년 1월 한글과컴퓨터 엔지니어 4명이 창업했다. 2014년 4월 팁스에 선정됐고 본엔젤스 투자도 받았다. 본투글로벌 추천으로 K글로벌300에 선정됐다. 2017년 SW중심사회 구현 일환으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SW융합클러스터 R&D 지원사업'에도 뽑혔다.
창업 초기 한컴에 소송을 당했다. 형사는 불기소되고 민사도 3번이나 했는데 모두 승소했다. 2016년까지 2년간 공백기를 겪었다. 초반에 받은 투자금으로 엔진개발을 계속했다. 2016년 9월부터 기업용 솔루션을 만들어 마케팅에 들어갔다.
지난해 매출 5억원을 기록했다. 이유호 대표는 “직접 영업이 아니어서 실제로는 1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은 총판이 담당한다. 쿠쿠닥스는 기술개발과 제품개발, 라이선싱만 담당한다. 올 매출 목표는 10억~15억원이다. 예정된 프로젝트만 진행하면 무리 없이 달성 가능하다. 중국 솔루션 총판 계약이 마무리 단계로, 하반기 판매에 돌입한다.
이 대표는 “중국 총판과는 지난해부터 협상하고 기술테스트했다”며 “1년 계약인데 괜찮으면 합작법인을 설립해 직접영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내 싱가포르 총판 법인도 세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도 진출한다. 내년 매출 목표는 중국 사업이 성공한다는 전제로 100억원까지 바라본다.
인터뷰-이유호 쿠쿠닥스 대표
“비영어권 공략이 영업 특징입니다. 규모에서 구글, MS와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죠. 신흥국에서 보험이 발달하고 인구 증가속도도 빨라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유호 대표는 중국에서 모바일 청구서 발송 솔루션 반응이 좋다고 했다. 총판에서 위탁서비스를 하겠다는 요구도 들어온다. 중국은 복제품이 성행해 1년 계약으로 못 박았다. 쿠쿠닥스는 일본, 미국 등 글로벌 특허 등록 4건 등 총 6건을 등록했다. 모바일용 오피스문서 편집 관련 특허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SW기업을 위한 수출, 해외 총판을 지원하는 제도가 없다”며 “법률자문, 공증, 분쟁발생 시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안전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