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TV 관련 프로모션 광고' 해외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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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태국에서 실시하는 'QLED TV 번인 10년 무상보증' 프로모션 광고에 포함된 OLED 번인 이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번인을 언급한 광고를 놓고 충돌했다. LG전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비교 광고 중단을 공식 요청했고, 중단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광고가 문제 없다는 입장이어서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 태국 법인과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각각 삼성전자 태국과 말레이시아 법인에 '광고 캠페인 중단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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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QLED TV에서 번인이 발생하면 10년간 무상보증하는 프로모션을 세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QLED TV 번인 10년 무상 보증 프로모션' 광고를 하면서 OLED TV 번인을 언급한 대목에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프로모션을 소개하는 카탈로그와 배너 광고 등에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의 장점과 번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OLED TV에서 발생한 번인 문제도 소개했다. 입간판 광고에 실제 유통점에 전시된 OLED TV에서 발생한 번인 사례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최근 OLED TV 번인 테스트를 진행하는 미국 리뷰 전문 매체 '알팅스' 테스트 결과를 인용해 OLED TV에서 이미지 잔상 현상이 발생하고, 잔상 평가 점수도 낮다고 강조했다.

LG전자 태국 법인은 공문을 통해 “삼성전자 광고에서 OLED TV에서 번인이 자주 발생하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 광고를 보고 소비자들이 사실로 믿게 되고, 평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국 법인은 “이런 비교 광고가 소비자를 호도하고 불공정 경쟁을 야기한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LG전자는 즉각 해당 광고 캠페인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LG전자는 “2월 28일 이후에도 잘못된 광고나 비난 캠페인을 지속할 경우 추가 통보 없이 적절한 다음 단계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OLED TV 자체의 기술 문제를 소개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해당 광고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 TV가 번인으로부터 안전하고 소비자에게 10년이라는 기간을 보증하겠다는 의미의 프로모션”이라면서 “OLED TV 기술 문제와 실제 현상을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것이지 비방할 목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OLED TV 기술을 가장 먼저 개발한 삼성전자가 번인이라는 근본 이슈 때문에 OLED TV를 만들지 않는다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TV 시장 1, 2위인 양사간 충돌이 확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제품 판매와 직결되는 민감한 이슈인 데다 삼성전자가 태국과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에서도 유사한 광고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번인 무상 보증 10년 프로모션을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OLED TV 번인을 계속 언급할 경우 여러 곳에서 LG전자와 부딪칠 수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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