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규제는 암호화폐 '생명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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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전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에 이어 트위터까지 암호화폐공개(ICO) 광고 금지를 선언했다. 여기에 최근 일본 카드사도 자사 카드로 암호화폐를 구입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국내에서도 ICO에 대한 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내 ICO에 부정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명료하다. 암호화폐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ICO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목줄'이다. 반려견이 타인을 공격할 때 목줄로 제재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에는 적절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 무한정 ICO를 허용하면 사기 피해자가 속출할 수 있다. 투자자는 해당 암호화폐가 정말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암호화폐를 실물 교환 가치가 아직까지는 없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실제로 암호화폐 거물들도 “몇 년 후에는 현존 암호화폐의 90%가 사라지거나 가치가 0원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목줄은 '생명줄'이기도 하다. 목줄이 있어야 자동차 앞으로 뛰어드는 반려견을 끌어당길 수 있다. 적절한 정부 규제도 암호화폐 생태계 고사(枯死)를 막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암호화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업체들이 나서서 '시큐리티 코인'을 발행한다. 일반 기업공개(IPO)처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가상화폐를 상장시킨다. 이를 통해 기관투자가까지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으며, 실체가 불명확한 ICO를 정리할 수 있다.

다만 규제 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선회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한 방향 규제로는 업계와 투자자의 반발 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 관심이 줄어들 경우 블록체인 발전 속도가 더뎌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융당국과 업계, 학계가 모이는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다 함께 건전한 방향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도출해야 한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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