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제조업 기반 구축에 힘쓰고 있다.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의 U턴을 꼼꼼히 챙기고, 정책 압박과 혜택 제시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 과거에는 기술 선진국이 후진국에다 제조업 공장을 이관하는 것이 흐름이었다. 서비스 산업과 지식 산업 등의 비중이 높은 것이 선진국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물론 지금도 지식 기반 산업이 선진국형 산업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지만 고용과 직결되는 제조업이 국가 산업과 경제 버팀목이라는 데 이견 또한 없다.
미국, 중국, 동남아 틈바구니에 낀 한국 제조업은 우리 정부의 의지에도 경쟁력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그나마 반도체 등 몇몇 산업만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는 사람이 하던 단순 노동 영역을 자동화로 대체하면서 청정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대규모 클린룸 안에는 작업자가 몇 명 안 된다. 그럼에도 2000년 초반 8만명에 불과하던 국내 반도체 종사자는 지금 18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국가 고용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 온 것이다. 그것도 단순 작업이 아니라 응용·활용 연구 분야, 기술 개발 등 새로운 영역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반도체는 질 좋은 일자리를 지속 창출하는, 주목받고 있는 산업이다. 세계 각국은 한국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안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계 또한 큰 시장이 있는 곳으로 제조공장을 옮기고 싶은 욕구는 '고소원 불감청'일 것이다. 이런 욕구를 억누르고 줄이는 산업 정책을 펼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사회 이슈에 입을 닫고 있던 업계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오해 불식을 위해 나선다. 반도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환경안전협의회'를 만들어서 환경안전 문제를 체계화해 연구하고, 해외 사례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 산업이 '몹쓸 산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객관화된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 환경안전협의회 추진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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