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가속 중인 공공이 국산·공개 소프트웨어(SW) 도입을 사실상 의무화하면서 국내 DB 산업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부는 공개 SW 활성화 지원을 병행한다는 방침인 만큼, 국내 SW 산업 전반에 활력이 기대된다.
27일 정부와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에만 공공기관 등에서 발주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사업이 9건으로 집계됐다.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하기 위해 절차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사업은 모두 클라우드 전환 요구 사항에 '국산·공개 SW 중심으로 시스템 SW 환경을 구성한다'고 명시했다. 해당하는 시스템 SW은 운용체계(OS), 웹(WEB)·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아우른다.
공공에서 국산·공개 SW 중심으로 시스템 SW 환경을 구성한다는 문구를 넣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존에 공공은 정부 입찰·계약 집행기준 등 계약예규에 따라 특정 규격을 제시하는 자체를 지양해왔다. 정부와 공공이 국산·공개 SW 도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개 SW 제품이 많은 국산 DB 등 공개 SW 수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 외산인 오라클 점유율은 63%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 네이티브 사업에서 국산 DB 적용이 확대되면 국산 DB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오픈소스(공개 SW) DB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중요성이 크다. 라이선스 비용이 없거나 가격이 저렴한 만큼, 초기 투자 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총소유비용(TCO) 절감이 요구되는 공공에선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 레이어로 보다 쉽게 통합할 수 있다.
정부는 공개 SW 활성화 지원 사업도 지속한다. 공개 SW 개발과 공유를 지원해서 국내 SW 기업의 개방형 혁신과 외산 기술 의존성을 극복하고, 나아가 공개 SW 생태계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SW 기업 관계자는 “각종 벤치마크 결과를 봐도 국산 공개 SW 기술력은 외산이나 비공개 SW와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공공 지원을 받아 시장이 더욱 커지고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은 빨라지고 있다. 행안부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발표한 공공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26년에는 신규 시스템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적용률을 70%까지 확대한다. 현행 시스템에는 50% 적용률이 목표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