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물류는 '물건의 흐름' 그 이상입니다. 화물 자체의 이동만을 고민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물류는 출발지와 목적지 및 이동 과정에서 접목되고, 그래서 생겨나는 다양하고 새로운 관계에 주목해야 합니다.”
민정웅 로지스타 서밋 조직위원장(인하대 교수)은 “기술과 산업의 변화 발전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지만 물류산업과 기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물류 산학연은 물론 물류를 이용하는 연관 업종은 '물류를 넘어선 물류'를 인식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라 말했다.
민 위원장은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 간 융복합 추세 속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알 수 있듯 제조, 유통, 금융, 물류 등 전 업종 간에 영역과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3년전 신물류 컨퍼런스인 '로지스타 서밋'을 기획하고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 온 배경이다.
올해 로지스타 서밋 주제는 '모빌리티'다. 민 위원장은 '물류'에서 '화물(물)'이 아닌 '이동(류)'에 주목했다.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기술을 포함해 이동 과정에서 접목되고 생겨나는 다양한 접점과 관계가 곧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화물의 이동은 기본이다. 사람과 돈과 기술이 이동하고, 정보의 이동도 반드시 뒤따르게 돼 있다. 다양한 객체의 '이동(모빌리티)'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공급망관리(SCM)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 정보기술(IT) 및 오퍼레이션 분야 컨설턴트로 일하다 지난 2005년부터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에 현장감을 살리고, 원활한 산학협력을 위해 삼성SDS, CJ대한통운, CJ미래경영연구원 등 10여개 기업 및 연구기관의 자문을 맡고 있으며 그가 쓴 '미친 SCM이 성공한다'는 온라인 교보문고 선정, 경영·경제분야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다.
민 위원장은 “업계와 소통하던 가운데 물류산업에 피어난 작은 변화를 느꼈다. 물류 스타트업의 등장이었고, 나는 이들을 물류업의 '파괴적 혁신자'라 생각했다. 온-오프라인에서 이들과 소통하며 변화의 당위성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 오늘 로지스타 서밋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밋 시작 후에는 물류 혁신의 거대한 흐름을 물류업계 뿐 아니라 유통, IT, 투자업계 등 다양한 산업 전문가와 공유하고, 여기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공유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올해 로지스타 서밋을 부산에서도 개최한다. 해양 문화도시이자 우리나라 물류 1번지인 부산에 물류 스타트업의 싹을 틔우고, 물류를 넘어선 물류혁신을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다.
그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물류시장이 열리고 있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물류혁신의 현장을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알려 나가려 한다. 4월 25일 '로지스타 서밋 인 부산'에서 부산의 잠재적 혁신가들과 물류의 미래를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