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국산 신차를 TV 홈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국산차와 홈쇼핑 업계는 모두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판매 직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는 이달 23일부터 TV 홈쇼핑 사업자도 국산차를 판매를 허용하도록 보험감독규정을 개정했다. 홈쇼핑에서 국산차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동안 홈쇼핑에서는 일부 수입차나 렌터카 상품 등만을 판매해왔다.
업계는 국산차 홈쇼핑 판매 허용이 침체된 자동차 시장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먼저 준비에 나선 곳은 홈쇼핑 업계다. GS홈쇼핑과 CJ오쇼핑은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판매업을 사업 내용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국산차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현재 개정안에 따라 국산차 판매를 준비하는 단계”라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판매 프로그램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산차 업계는 신차 홍보 효과가 큰 홈쇼핑 판매가 수익 향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판매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내부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홈쇼핑은 방송을 통한 광고 효과가 커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판매 직원, 대리점들과의 이해 관계 등이 맞물려 현실적으로 당장 판매를 시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차 판매 직원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앞서 현대차 정규직 판매 직원들로 구성된 현대차 판매노조는 홈쇼핑 판매 저지 투쟁 방침을 내놓았다. 노조는 올해 초 청와대와 국회 등에 공문을 보내 “국산차 홈쇼핑 판매 허용은 전 정부에서 결정된 사안이므로, 이 역시 적폐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업계 딜러들도 집단 행동에 나설 조짐이다. 일선 판매 딜러들로 구성된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노조는 최근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을 신청했다. 가입이 최종 승인되면 금속노조가 직접적으로 홈쇼핑 판매 저지 투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을 비롯한 온라인 자동차 판매 다각화는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다. 현대차 역시 영국과 캐나다 등에서 디지털 판매 방식인 클릭투바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철저히 오프라인 판매 방식만을 고수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 반대 등으로 실제 국산차 홈쇼핑 판매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노사가 의견을 모은다면 홈쇼핑 채널을 고객과 판매 직원의 접점으로 활용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