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회사 켐코가 이달부터 황산니켈을 본격 생산한다. 황산니켈은 배터리 양극재 핵심 원재료 중 하나다.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재 내 황산니켈 비중은 80%에 달한다.
켐코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연면적 6500㎡ 규모 황산니켈 공장을 완공하고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달 말 시제품이 나오는 대로 고객사 인증을 거쳐 5월 초도 납품할 계획이다.
생산능력(CAPA)은 연간 3만톤 규모다. 가동 첫 해인 올해는 1만1000톤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3만톤을 완전 가동한다. 커지는 시장 수요에 맞춰 곧바로 증설에 나서 2020년 5만톤, 2021년 8만톤까지 생산량을 끌어올린다. 8만톤 생산 규모에 맞춰 원료 계약도 이미 마쳤다. 계획대로 증설이 이뤄지면 켐코는 세계 최대 황산니켈 생산 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켐코는 지난해 11월 LG화학으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자본금 100억원 중 지분 90%를 고려아연과 영풍, 관계자가 보유하고 있고 외부 투자자로는 유일하게 LG화학이 10% 지분을 확보했다. 켐코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파트너십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LG화학은 안정적인 니켈 수급을 꾀할 수 있다.
황산니켈 생산 공정은 크게 용해와 결정화 두 단계로 나뉜다. 원료를 황산과 반응시켜 용해한 후에 정제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걸러낸 순수한 황산니켈 용액을 결정화기로 보내 물을 증발시키고 결정화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순도 황산니켈 결정은 국내외 전구체·양극재 업체, 도금 업체 등으로 판매된다.
황산니켈은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생산 노하우를 살리면서 유망한 이차전지 산업을 겨냥한 신사업이다. 지난해 1월 회사 설립 이전부터 고려아연 기술연구소에서 1년간 사업성 검토와 공정 개발을 끝냈다. 이 과정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생산 방식을 개발해 공정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황산니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원료 역시 고려아연과 글로벌 광산업체간 오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켐코 황산니켈 생산공장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관계사인 니켈 제련 업체 코리아니켈 공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생산공정에 부원료로 활용되는 황산은 온산제련소 생산 품목 중 하나다. 스팀, 압축공기, 산소, 질소, 순수 등 각종 생산자원도 온산제련소로부터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기 때문에 공정 외 투자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최내현 켐코 대표이사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로 이차전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니켈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원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현재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황산니켈 공급을 통해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