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이사, "암호화폐, 꺼지지 않는 거품"

“암호화폐는 꺼지지 않는 버블(거품)이죠.”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는 14일 “새 기술이나 현상을 두고 너무 빨리 해답을 원한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김 이사는 국내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 공동창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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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가 주최한 '굿모닝CEO학습' 초청강연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버블이지만 어떤 버블인지 고찰이 중요하다”면서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을 예로 들었다.

당시 나스닥 시가총액이 6조8000억달러로 미국 명목 GDP의 65.5%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버블은 꺼지지 않고 생산공장 하나 없는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이 세계 기업으로 성장케 했다.

김 이사는 “암호화폐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 의미 없는 버블이지만 사실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은 기술혁명”이라면서 “새로운 혁신적 기술은 설치와 적용단계에 접어들며 혼란과 버블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혁명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부작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암호화폐 가치가 급성장한 이유는 분산컴퓨팅 단점인 신뢰와 합의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참여 인원 모두 장부 하나씩을 가진다. 10분이 지나면 장부 잔액이 업데이트된다. 악의로 잔액 수정을 하려 해도 절반이 넘는 참여자의 장부를 일일이 찾아 10분 안에 수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10년 가까이 장부 위·변조 문제가 없었다는 게 방증이다.

김 이사는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자체에 신뢰성을 갖췄기에 기존 플랫폼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달리 별다른 인증이나 중개자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면서 “비트코인 문제점을 메워가며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폐 외에 거래 데이터, 식품이력, 토지대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중개자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자본시장을 여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바로 암호화폐발행(ICO)이다. ICO는 전문가나 벤처캐피털 도움 없이도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김 이사는 “지난해만 세계적으로 4조원 가량의 ICO가 이뤄졌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서 내로라하는 기업도 ICO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법인을 세우고 투자자를 모으는 게 아니다. 기술 자체에 자본이 모이는 셈이다.

그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기존 산업이나 서비스를 바꾸는 건 의미없다”면서 “블록체인은 기존 중앙화된 인터넷이 가진 한계점을 보완해주기에 다가올 수많은 서비스와 네트워크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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