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달 기업·정부간거래(B2G)를 담당하는 사업 부서는 제품 품질을 높이고,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부문은 사업을 확장합니다. 3년 동안 인큐베이팅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올해 새 제품을 내놓겠습니다.”
윤춘기 대우루컴즈 대표가 14일 사업 다각화의 의지를 밝혔다. PC·TV·모니터 외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신제품을 상반기에 잇달아 출시한다.
윤 대표는 올해 16년째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 최고경영자(CEO)다. 2002년 대우전자에서 분사한 대우루컴즈 대표직을 맡아 지금껏 이끌었다. 1984년 대우전자에 입사해 모니터사업부의 국내영업팀장, 수입구매팀장, 기획팀장을 거쳤다. 모니터 분야 세일즈가 강점이다. 세일즈맨 윤 대표는 대우루컴즈를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안정된 회사로 만들었다.
윤 대표는 “지난해 관계사인 대우씨엔디까지 포함하면 매출 1500억원을 달성했다”면서 “매출은 국내 데스크톱 PC에서 많이 나고 모니터, 폐쇄회로(CC)TV 등은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분사 당시 안정된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 자산을 이어 갔어도 회사 인지도는 예전만 못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사업 구조를 바꿔야 했다. 윤 대표는 PC·디스플레이 유통 사업을 구조 조정했다. 공공조달시장에서 매출 구조를 안정 확보했다.
그러나 2008년 들어와 경기도 용인에 공장을 짓고 영업 부문과 본사를 통합하니 한 달 만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 2009년에도 높아진 환율로 원가가 올라가서 B2C 사업을 구조 조정하고 조달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이는 곧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현재 안정을 찾은 사업 구조는 위기 후에 만들어졌다. 윤 대표는 “B2C 사업 구조 조정 이후 매출은 줄었지만 현금 흐름이 좋아졌다”면서 “금융 위기가 도리어 대우루컴즈를 살렸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대우루컴즈는 올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장기 성장 동력을 찾는다. 지난 2월 연구개발(R&D)센터를 직접 지은 빌딩으로 확장·이전했다. 다음 달까지 연구 인력 이전을 끝낸다. 연구센터는 헬스케어 등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함께 가전제품 원천 기술을 연구한다.
윤 대표는 “2년 전부터 석·박사급 인력을 R&D센터 헬스케어를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면서 “제품 품질을 기반으로 수익도 높이는 종합가전 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