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으로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올라 미국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모닝스타는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인 포드·제너럴모터스(GM)와 의견을 교환한 결과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1%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평균 판매가격이 JD파워 집계로 대당 3만2237달러(3435만원)였음을 고려할 때 약 300달러(32만원)가 오른 셈이다. 지난달 평균 자동차 가격은 월별치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3분의2 가량이 철강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자동차 부품 상당수도 해외에서 수입되는 만큼 소비자나 자동차업계가 받는 충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철강 관세가 생산 비용에 미미한 증가를 야기할 것이라던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발언과 배치된다.
WSJ는 300달러 비용은 자동차 기본 사양에 추가되는 옵션 가격에 버금간다며 소비자는 볼보 업그레이드 핸들이나 포드 픽업트럭 서리 제거장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자동차 대출 조건 강화와 할인폭 감소로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 둔화되는 상황이다. 미국 소비자가 이런 가격 상승을 감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자동차 가격정보업체인 에드먼드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신차 구매 대출 금리가 8년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가계별 평균 자동차 융자금도 월 525달러까지 증가했다.
코디 러스크 미국국제자동차딜러협회(AIADA) 회장은 “가격 상승에 따라 검소한 소비자가 구매를 피하면서 자동차 판매와 관련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무역전쟁 우려가 이미 자동차 시장에 큰 손상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철강관세에 따른 비용부담이 미국 자동체업체에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도 계속 제기된다.
CNN머니에 따르면 라이언 브링크먼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 대표 자동차업체인 포드와 GM 실적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브링크먼은 포드의 세전 수익이 철강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올해와 내년 각각 2억 달러, 4억 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도 내년 3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포드와 GM이 철강 알루미늄 관세에 따른 가격 상승을 흡수할 것이라며 목표 주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GM 주가는 향후 12개월간 45%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