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방문한 고객수와 동선을 추적하고 어떤 상품에 손을 뻗었는지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등장했다. 정밀한 동작 인식이 가능해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 안전사고 예방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는 적외선을 이용한 3차원(D) TOF 센서를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센서는 적외선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반사된 빛을 수신해 물체의 크기, 형태, 거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원리다. 적외선이 송출 후 돌아오는 시간, 즉 빛의 왕복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산출하기 때문에 TOF(Time of Flight)라고 부른다.
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또 TOF 센서는 CCTV와 같은 카메라와 달리 개인의 얼굴이 특정되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다.
복수의 센서를 천정에 설치하면 매장 내 고객수를 계산하거나 동선을 추적할 수 있다. 최대 약 10m 앞 사람까지 감지할 수 있고, 겹쳐 서 있는 사람도 분별할 수 있다. 아울러 정밀한 거리 측정으로 손의 움직임이나 높이를 감지해 방문객이 어떤 선반에 손을 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기 상품의 진열이나 매장 레이아웃, 상품 준비를 보다 최적화할 수 있다.
사람의 위치와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센서를 산업 현장이나 의료 분야에 활용하면 작업자가 위험 구역에 진입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지는 걸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 관계자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어두운 곳에서도 정밀한 센싱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마케팅 분석이나 보안, 헬스케어, 스마트 공장 등 다양한 분야 응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는 소프트웨어나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협력해 한국서 TOF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타치엘지데이터스토리지는 컴퓨터용 광디스크드라이브(ODD) 전문 기업이다. 히타치와 LG전자가 2000년 합작 설립해 세계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다. ODD 사업에서 쌓은 광학 기술로 TOF 센서를 개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