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3세대 전기차 기준으로 연간 12만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8일(현지시간)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시야르토 피테르 헝가리 외교부장관 등 헝가리 정부 관계자, 최규식 주헝가리대사 등 한국 정부인사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윤예선 배터리사업 대표 등 SK 경영진,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10여년 전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처음 기획한 이후 기울여온 노력이 유럽 공장 건설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멀지않아 세계 전기차에 SK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코마롬 지역에 축구장 약 60개 크기의 43만㎡(약 13만평) 부지를 확보했다. 2022년까지 건설 투자비, 운전자본 등 총 8402억원을 분할 출자 형태로 투자한다. 2019년 하반기 공장을 준공한 이후 설비 안정화와 시운전, 제품 인증 등 과정을 거쳐 2020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을 시작하게 된다.
모든 생산라인이 완공되는 2022년에는 연간 7.5기가와트시(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 서산 공장 생산량(연간 3.9GWh)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의 국외 생산 거점을 확보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유럽 첫 단독공장이기도 한 헝가리 공장이 완공되면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가 포진한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각국 정부와 완성차 업체는 공격적으로 전기차 전환 목표를 내놓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기공식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신뢰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유럽 첫 독자 공장 건설에는 '딥체인지 2.0'을 완성해 나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공시켜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 배터리 3사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생산 기지를 동유럽에 두게 됐다. 올해부터 LG화학은 폴란드 코비에르지체에,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각각 배터리 공장을 운영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