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이 퀄컴 인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브로드컴은 7일(현지시간) “미국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15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인수가 성사되면) 퀄컴이 5G 등에 투자한 연구개발(R&D) 비용을 유지해 무선표준 기술을 선도하고 미국에 필요한 핵심 기술 분야에도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약속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가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움직임에 제동을 건 직후 나온 것이다.
CFIUS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국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지난 6일로 예정된 퀄컴 주주총회를 30일 연기하라고 명령했다. 브로드컴은 이날 퀄컴 이사회 교체 카드를 꺼내들고 적대 M&A를 추진할 작정이었다.
로이터는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10년 이내에 중국 화웨이가 통신기술 표준을 주도할 것이라는 미국 국무성의 우려를 전했다. 이렇게 될 경우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CFIUS 일부 관계자의 생각이다.
브로드컴은 지난 몇 년간 금융공학적 방법으로 성장해왔다. 구조조정으로 이익을 극대화해 회사 가치를 올린 뒤 증자로 자금을 확보, 다른 기업을 다시 매입하는 전략이었다. 통신사 등 업계 일각에선 이렇게 성장해온 브로드컴이 퀄컴은 인수한다면 기술 발전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브로드컴의 투자 약속은 이 같은 부정적 기류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