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기업발, 미래 도전이 절실하다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 스위스 ID콴티크(IDQ)를 인수했다. 글로벌 경쟁이 시작된 양자정보통신 분야 선도를 위한 야심에 찬 도전이다. IDQ는 인수 자체만으로도 세계 양자암호통신 업계의 시선이 SKT에 쏠릴 정도로 압도하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세계 유수 기업이 인수에 공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양자암호통신이 이론으로 가능하다는 것은 1990년대에 확인됐다. 그러나 미래 기술을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용어일 뿐 실제 적용 및 상용화는 꿈도 꾸지 않았다. 당시 장고를 거듭한 SKT는 양자암호통신 가능성만을 보고 연구소(랩)를 설립했다. 전문가도 부족하고 해외 레퍼런스도 많지 않던 시절이었다. SKT는 2013년 양자암호통신 주요 장비를 국산화했고, 2015년에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시연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가능성을 확인한 SKT는 2002년에 세계 최초 양자난수생성칩(QRNG) 상용 제품 개발, 2006년에 세계 첫 양자키분배장치(QKD) 출시 등을 통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인정받던 IDQ 인수를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15년째 SKT의 양자암호통신 분야 매출은 제로다. 수치화할 수 있는 투입 비용은 500억원이 넘는다. 국내 대기업 분위기로 볼 때 유지할 수 없는 조직이다.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의사결정이다.

IDQ 인수를 계기로 SKT는 양자암호통신과 양자센서 등을 통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에 진출한다. 정부, 통신사, 금융기관 대상으로 양자키분배와 양자난수생성기 기술이 적용된 칩 및 모듈을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 서버, 모바일에 공급한다. 양자센서 기술로 자율주행자동차, 위성, 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한다.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글로벌 판도를 바꿔 놓을 만한 영향력 있는 시도에는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 통신 서비스 비즈니스는 아직은 탄탄하지만 새로운 준비를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실패하더라도 도전의 경험과 노하우는 자산으로 남는다. 당장은 무모하더라도 메가트렌드 선점을 위한 '대기업발 도전기'는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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