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가 뭉쳐야 합니다.”
이석환 신임 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이달 초 취임 이후 회원사간 갈등을 치유하고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단합과 협력'을 역설했다.
협회는 지난해 도매대가 협상을 둘러싸고 회원사간 갈등이 폭발했다. 갈등을 봉합하고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SK텔레콤 마케팅본부장과 SK텔레콤차이나 대표 등을 거친 이 회장은 알뜰폰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 긴급 등판했다.
이 회장은 “대기업, 중소기업, 이통사 자회사 등 협회 회원사 사정이 저마다 다르다”면서 “그렇지만 차이를 인정하고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회원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CJ헬로를 부회장사에, SK텔링크를 이사사에 영입했다. 일부 회원사 이견이 있었지만 설득했다. CJ헬로가 가진 대기업의 정보력과 분석력을 활용하고, SK텔링크에는 이통사와 소통창구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위기 대책반을 꾸리고 중지를 모을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알뜰폰 서비스 품질 제고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알뜰폰 전체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고객센터 등 알뜰폰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동의 힘을 활용할 생각이다. 결합상품,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를 개선할 방법도 찾아내기로 했다.
회원사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비용절감'이다. 알뜰폰은 이통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고정 지출이 많다. 전파사용료 외에도 요금수납을 대행하는 이통사에 수수료를 지불한다. 건당 몇천원에 불과하지만 알뜰폰에는 부담이다. 자체 시스템이나 설비가 있다면 내지 않아도 될 돈이다. 이런 고정비용을 공동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목표다.
알뜰폰 브랜드도 고민이다. 2014년 출범 이후 '알뜰폰'이라는 명칭이 서비스 확산에 도움을 준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한계가 뚜렷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 제기됐다. 저가·음성중심서비스라는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데이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알뜰폰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가능하면 연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는 정책 일관성을 주문했다. 전파사용료나 도매대가 정책이 매년 바뀌고, 예측이 불가능해 중장기는 물론이고 단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기도 벅차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 달라”면서 “협회도 지금보다 체계와 논리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