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백화점 빅3,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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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지난해 백화점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업계 1위인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평이한 실적, 신세계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2040억원으로 6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960억원으로 35.6% 줄었다. 지난해부터 특정매입 상품 판매액을 전체 매출로 잡지않고 수수료만 수익으로 인식하는 새 회계기준을 도입해 큰 폭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과거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에도 매출 7조5670억원, 영업이익 3930억원으로 각각 -5.8%, -36.1%를 기록했지만 감소폭이 크다.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사업 적자가 이어진데다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본점을 비롯, 국내점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운 날씨로 겨울의류 호재가 있었던 지난해 4분기에도 기존점 여성의류 매출이 1.3%, 해외패션이 0.8%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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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신규점 개점 효과'와 '리모델링 효과'에 3사 중 가장 '선방'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66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고 영업이익은 2198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2016년 12월 오픈한 별도법인 신세계동대구(동대구점) 실적을 포함하면 매출 1조7853억원으로 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대다.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김해점 하남점 동대구점 등 신규 점포 세 곳을 열었다. 같은해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증축으로 매장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신규점과 리모델링 점포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매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1조6600억원을 넘어 38년간 단일 점포 1위인 롯데백화점 본점을 넘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2016년 말 문을 연 대구점도 7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전국 10대 백화점 점포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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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1조8481억원, 영업이익 3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 2.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021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수도권 점포는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지방 점포의 부진이 아쉬운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송도·동대문 등에 아울렛 2개점을 출점했지만 지난해는 문정동에 현대시티몰 1개 출점에 그쳤고 올해는 출점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백화점업계는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독·자체상품, 신규사업 등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백화점 사업이 성장 한계에 부닥친 상황”이라며 “올해는 소비심리 회복이 기대되지만 신규출점이 없어 큰 폭의 성장세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