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자저널 구독료가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등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치솟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교협은 지난달 10일 사이언스다이렉트(SD)를 운영하는 국제 출판사 엘스비어와 조건부 합의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SD구독료는 대학이 올 한해만 계약할 시 3.9%가 인상된다. 엘스비어가 제시한 인상률 4.5%보다 낮아졌지만, 기타 조건에 대해서는 1년 시간을 버는 데 그쳤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학별로 2000~3000만원 규모이다. 대학별 평균 200여만원 규모 인상액을 제시한 한국학술정보(Kiss)와 누리미디어(DBpia)는 협상이 결렬됐다.
해외저널 구독료는 지난 10여 년 동안 20배 이상 상승했다. 모 대학은 2006년 4억1000만원에서 2016년 80억 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SD는 서울대에서만 지난해 22억 원을 받았고, 1년 만에 인상 금액이 1억 원에 달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에는 7285만원, 포항공대는 6757만원이 인상됐다. 도서관 관계자는 “1563억 국내 전체 대학도서관 전자자료 구입비의 31%를 차지하는 SD는 지난 5년간 평균 7% 가격 인상률을 보였다”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국내 전체 대학도서관 전자자료 구입비의 50%를 SD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와 국내업체에 대한 대응이 다른 대교협 측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교협은 SD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국내 중소기업 인상률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했다. 국내 학술DB사 관계자는 “매출 4조원을 올리는 해외 공룡기업에 관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교육부는 '2017 대학 도서관 통계조사 및 분석' 결과 발표를 통해 “도서관 대출 책 수는 감소하고(13년 8.7→'17년 6.5권), 전자자료 이용은 상승하고(13년 94.5→'17년 261.7건)있다고 밝혔다. 또, 대학 전체 자료 구입비에서 전자 자료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57.9%에서 65.5%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자료 구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 도서관의 전자자료 구독비 증대는 자연스러운 추세가 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