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연계채권(SIB)과 블록체인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델은 공공이익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겁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유동화 문제 등을 해결함으로써 SIB도 크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는 13일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 수단에 혁신 기술이 결합해 세계 첫 모델을 만들어냈다”며 “우리나라가 아이디어 추종자에서 선도자가 되는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SIB'에 대한 자체 평가다.
팬임팩트코리아는 2015년 임팩트투자와 공공정책 혁신으로 사회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한 임팩트투자·사회적금융 자문법인이다. 2016년부터 서울시 아동복지시설에 거주하는 경계선지능 아동 100여명의 지능과 사회성 향상 사업을 하고 있다.
SIB는 기존 공공복지 정책과 달리 민간이 이룬 사업 성과에 따라 공공기관이 예산을 사후 집행한다. 민간이 이룬 사회 성과를 공공기관에서 원금과 이자를 더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팬임팩트코리아가 운영하는 SIB사업은 대상아동 중 33%이상 성공하면 원금상환, 42% 이상 성공하면 추가 인센티브를 서울시에서 받는다.
곽 대표가 SIB에 블록체인 결합을 시도한 이유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곽 대표는 “사모로 모집한 투자계약증권은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친 뒤에도 최종 보유자가 성과보상금을 확인하고,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민간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 간에 안전하고 간편한 권리(증권) 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임팩트투자펀드 확대,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 추진으로 SIB사업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곽 대표는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지역 금융 활성화 방안으로 SIB가 주목받고 있다”며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법·제도를 정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SIB는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 부족과 기업의 사회책임 요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도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가 SIB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도 최근 조례 제정을 마치고 SIB 사업을 검토 중이다.
행정안전부도 지난해 말 SIB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자체 도입을 장려하는 등 중앙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외교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SIB를 적용한 개발성과연계채권(DIB) 연구가 한창이다.
곽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의 과열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오해가 커졌다”며 “기술 외면보다는 필요한 곳에 올바로 쓰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