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각' 모사한 전자소자 개발

인체의 통증 감각을 모사한 전자소자가 개발됐다. 사람처럼 아픔을 느끼는 휴머노이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황철성 서울대 교수·김경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김유민 서울대 박사과정생 연구팀과 윤정호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 박사팀이 각각 연구를 통해 통각수용기 특성을 인공 구현했다고 6일 밝혔다.

통각수용기는 인체가 통증을 느끼게 하는 감각기관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극에 반응해 통증 신호를 전달한다.

연구팀은 통각수용기 특성을 멤리스터 소자로 모사했다. 멤리스터(memristor)는 메모리(memory)와 저항(resistor)의 합성어로, 전류 흐름에 따라 저항 세기가 변하는 전자소자다.

연구팀 성과는 뉴로모픽 연구를 진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뉴로모픽 연구는 인간 신경세포인 뉴런을 모사하는 연구다. 뉴런을 전자소자로 구현, 전기 신호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한다.

여기에는 외부 자극을 감지하고 자극 세기에 따라 생체 신호를 생성하는 수용기가 필수적인데, 지금까지는 관련 연구가 미흡했다.

연구팀은 멤리스터의 임계 스위칭 특성이 통각수용기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멤리스터는 통각수용기와 마찬가지로 인가된 전압 세기가 임계값보다 작을 때는 큰 저항값을, 임계값보다 클 때는 작은 저항값을 갖는다.

연구팀은 멤리스터를 이용해 통각 과민, 이질통, 회복 특성을 완벽히 모사했다. 황철성·김경민 교수팀은 무조건반사 기능까지 구현했다. 윤정호 박사팀은 멤리스터와 열전소자를 접합, 외부 열 자극을 감지하는 기능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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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성 서울대 교수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통각수용기 특성을 구현한 전자소자를 개발했다”면서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휴머노이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머티리얼스,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에 각각 실렸다.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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