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복귀, 삼성전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 총력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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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삼성전자 경영 정상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총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차질을 빚으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년여 만에 이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미래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M&A는 물론이고 반도체 등 현재 주력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도 병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 2심 선고 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17일 구속 수감된 지 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이 부회장은 조속히 경영 활동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도 사장단 인사, 대대적인 주주환원 정책, 주식 액면분할 결정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은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후에는 삼성 그룹 총수 보다는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활동은 투자와 M&A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에 따라 총수 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나 M&A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총수를 맡은 기간 동안 글로벌 전장 업체 하만을 포함한 10여건 이상의 M&A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는 소규모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 외에는 대형 M&A가 자취를 감췄다.

재계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IT업계 최대 화두인 AI를 비롯해 IoT,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의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1년 가까이 위축됐던 M&A와 투자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만큼 회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 시책에 맞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 확대 등도 예상된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나 고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이건희 회장 차명재산 사회환원 약속 이행 등의 조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드러난 주식·예금·채권 등 차명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한 뒤 누락된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 “어머님, 형제들과 상의해 봐야겠지만 저희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면 정말 좋은 일에 쓰겠다”며 사회환원 의사를 재확인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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