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연내 별도 법인으로 통합하는 백화점·이마트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통합 쇼핑 플랫폼 SSG닷컴을 기반으로 온라인·모바일 소비층을 확보, 동시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경쟁 구도를 뒤흔들 공룡기업이 탄생할 조짐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해 연매출 1조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8% 상승했다. 신세계 백화점이 온라인쇼핑 부문에서 처음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온라인·모바일 수요가 급증한데다 SSG닷컴을 비롯해 주요 오픈마켓으로 유통망을 확대한 것이 적중했다. 지난해 4분기 신세계 백화점 온라인몰 매출(2690억원) 중 모바일 채널 비중은 64.5%다. 전년 동기 59.3%에서 5.4%p 상승했다.
제휴 쇼핑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6%다. 전년 27.1%에서 7.5%p 늘었다.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신세계 백화점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과 구매 비용이 함께 증가했다.
이마트도 작년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사업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선전했다. 이마트의 2017년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5.2% 상승한 1조504억원이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 신장률인 0.6%를 크게 앞선다.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이 차지한 비중은 65% 안팎이다.
경기도 김포와 용인에 자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네오)를 구축하고 'SSG배송'을 비롯한 차별화 서비스에 집중한 결과다. 생필품 판매는 물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레고 등 글로벌 사업자와 자체 브랜드(PB) 테마관을 마련하면서 상품군 강화에도 주력했다.
신세계의 신규 법인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종합몰 등을 위협하며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SSG닷컴은 지난해 연 거래액 2조2000억원 안팎을 기록했다.
오픈마켓 연 매출은 전체 거래액의 6~7% 수준이다. 하지만 직접 제품을 구매해 판매하는 종합몰은 오픈마켓과 달리 거래액과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11번가, 쿠팡, 티몬 등 시장 주도 사업자를 매출로 압도하는 대형 온라인 사업자가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외국계 투자 운용사 두 곳과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 자금 1조원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 설립 후에는 지난해 11번가 등을 상대로 추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입점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광고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픈마켓 플랫폼 도입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그동안 이마트와 백화점이 운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 부문을 확보해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유통 사업자가 온라인·모바일로 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자간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