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첫 미국시장에서도 부진했다. 주력 모델 대부분이 노후화된 현대차는 11% 이상 판매량이 줄었다. 다만 기아차는 주력모델 부진 속에서도 '스팅어' 신차효과와 '니로' 인기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한 7만6870대를 판매했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11.3% 감소한 3만9629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도 11.3% 감소한 1613대 판매에 그쳤다. 기아차는 지난해 1월보다 2대 늘어난 3만562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투싼, 아이오닉을 제외한 모든 차종 판매량이 감소했다. 특히 주력모델인 쏘나타(7677대), 싼타페(6027대)가 경쟁모델 신차 출시, 모델 노후화 등으로 판매량이 줄었다. 액센트(2429대), 벨로스터(744대) 등 소형 차종 판매량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제네시스는 G80, G90 두 차종 모두 부진했다. G80은 전년 동월 대비 7.9% 감소한 1243대, G90은 20.9% 줄어든 370대 판매에 그쳤다. G80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4099대), 5시리즈(2456대) 등에 뒤쳐졌다. G90은 벤츠 S클래스(1569대)보다는 덜 판매됐지만, BMW 7시리즈(362대)보다 많이 팔렸다.
기아차는 주력모델인 옵티마(국내명 K5), 쏘울, 쏘렌토가 부진했지만 스팅어, 니로 등이 가세하면서 강보합으로 이끌었다. 스팅어는 1021대 팔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달 열리는 미국 프로미식축구(NFC) 결승전 '슈퍼볼'에서 광고를 하게 되면 더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아차는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에도 경쟁 브랜드 대비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집행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3047달러를 인센티브로 제공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대비 40%가량 증가한 규모다. 기아차는 지난달 인센티브 3413달러를 집행했다. 지난해 1월 대비 증가폭이 1.4%로 낮은 수준이지만 비슷한 가격대인 현대차나 토요타(2430달러), 혼다(2063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4%가량 증가한 132만6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71만6000대를 팔 계획이다. 기아차는 61만대를 목표로 설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함께 다양한 신차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소형 SUV '코나'와 신형 벨로스터를 출시한다. 하반기엔 신형 싼타페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된 투싼 등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코나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 넥소 등으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상반기 중 G70을 내놓고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와 3일 내 환불 등으로 구성된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도 확대 시행한다. 기아차는 하반기에 플래그십(최상위) 세단인 신형 K9과 K3(현지명 포르테)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니로 EV를 앞세워 친환경차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