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설 대목 잡기 나선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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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선물세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개정에 맞춰 해당 가격대 내 실속을 강조한 구성을 앞세우고 있다. 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 만족도)가 소비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유통업계도 합리 가격의 복합형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4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최고 70%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이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2일부터 2월3일까지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25.7% 증가했다. 특히 전통적인 신선식품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상품군별로는 축산 37.8%, 농산, 35.2%, 수산 31.7%, 주류 17.7%, 건강 9.4%, 가공생필 3.9% 순으로 신장했다.

이러한 신선식품 선물세트 실적 호조는 청탁금지법 선물 상한액이 농·축·수산물 에 한해 10만원으로 개정되며 선물세트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만원 이하 축산 선물세트는 95.7%, 농산 선물세트는 37.4%, 수산 선물세트는 70.2%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는 등 청탁금지법 선물 상한액 개정에 따른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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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개정에 10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 급증=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2월21일부터 2월1일까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으며 과일 선물세트가 10.7%, 축산 선물세트가 31.8%, 수산 선물세트가 12.8% 늘어나는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 판매은 전년 설 대비 35% 신장했다. 축산(한우) 31.3%, 수산 51.3%, 농산 51.7%, 주류 22.6% 등 작년에 주춤했던 주요 장르가 크게 신장했다. 반면 홍삼과 건강보조식품, 수입산 차가 대부분인 건강/차(-9.4%) 장르는 전년 설보다 매출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선물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첫 적용된 지난해 설의 경우 5만원 이하 선물이 115% 대폭 신장했지만 올해는 39%로 평균보다 낮은 신장률을 보였다. 반대로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경우 작년에 15% 감소했다. 올해는 165%로 대폭 신장했다. 신세계는 남은 설 기간에도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의 선물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들 품목과 물량을 늘리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이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청탁금지법 개정 효과로 5만~10만원 신선식품 선물세트 매출이 200% 넘게 늘었다. 웨트 에이징, 흑한우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인기로 축산과 수산세트 매출이 각각 125.1% 및 73.5% 증가하는 등 신선세트 매출이 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5만~10만원 전체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설과 비교해 40.9% 늘었다. 반대로 선물 상한선이 5만원이던 개정 전 청탁금지법을 첫 적용받은 지난 설의 경우 5만~10만원 세트의 매출은 26.2% 감소했다. 상품군별로는 지난해보다 사과와 배의 시세가 약 10% 수준으로 하락,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과일세트의 매출이 150.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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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들이 29일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월 5~2월 3일까지 집계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36.5% 신장했다고 4일 밝혔다.상품군별로는 한우(48.1%), 사과·배(41.2%), 갈치(40.7%), 자연송이(39.5%) 등 국내산 농축수산물 매출 신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액대별로는 5만~10만원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이 171.3%로 가장 높았고 30만원 이상대와 10만~30만원대 선물세트가 각각 60.1%, 10.7% 신장했다. 반면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1.2% 감소했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법인 매출은 49.4% 늘었으며 객단가 역시 지난해 4만70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일반 고객 설 선물세트 매출도 지난해 설 대비 31.5% 늘었고 매출 상위 20% 수준의 VIP 고객의 선물세트 매출은 53.1%나 늘어났다.

◇소비자 니즈 반영한 다양한 선물세트 출시=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체는 설 선물세트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세트에서 10만원 이하 상품 비중을 전년보다 늘린 15% 이상으로 구성했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의 품목 수를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린 450여 품목으로 준비했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가정 간편식 선물세트 판매에 나선 신세계백화점은 '올반키친 가족한상 세트' 등 신세계푸드 제품 주력으로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1~2인 가구와 명절 음식 조리를 번거로워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점을 노린 판매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완전 조리한 명절 음식을 배송해 주는 '한상차림'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상품 종류는 총 15가지다. 전·나물 모둠세트와 소갈비찜, 잡채, 쇠고기뭇국 등 다양한 메뉴를 조합해 구성했다. 설 연휴 직전인 13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상품 수령 전날에 요리해 15일까지 집으로 직접 배송해 준다.

현대그린푸드는 실버푸드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맛이나 모양이 똑같지만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서 씹거나 삼키기 좋게 만든 음식이다. 가정간편식 형태로 연화식이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우 갈비찜, 돼지 등갈비찜, 한우 꼬리찜 등이 주요 메뉴다. 전자레인지에 5~6분 데우는 것만으로 조리를 끝낼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1~2인 가구 공략을 위해 한우와 전복, 갈치와 옥돔 등 서로 다른 두 종류를 소포장한 이색 설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10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면서 “고객 취향이 다양해짐에 따라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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