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모델로 주목 받은 아이폰X은 역대 최대 예판 실적을 기록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며 조기 단종설에 휩싸였다. 실제 단종이 된다면 아이폰X은 2014년 아이폰5C 이후 처음으로 조기 단종되는 모델이 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해 4분기 아이폰X 판매량이 2900만대라고 추산했다. 증권사 CLSA는 같은 기간 아이폰X 판매량을 3000만~3500만대로 추정했다. 올 1분기에는 출하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JL워런캐피털은 1분기 아이폰X 판매량이 2500만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아이폰X이 999달러(국내 출고가 64GB 모델 136만700원, 256GB는 155만7600원)으로 역대 아이폰 가운데 최고가로 출시된 데다가 아이폰8과 아이폰X으로 구분된 출시 전략, 아이폰8보다 출시가 늦어진 점 등이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아이폰 성능 고의 저하로 논란이 된 '배터리 게이트'가 출시 시기와 맞물린 것도 판매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단종설에도 불구하고 애플 실적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 판매는 부진하지만 아이폰8 판매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출시 초기 아이폰X에 소비자 관심이 집중되며 판매량이 전작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는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아이폰8이 아이폰X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분석했다.
월가 전망에 따르면 애플은 2018 회계연도 1분기(2017년 10~12월) 매출은 862억달러로 분기 최대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8이 아이폰 시리즈 최고 판매량을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아이폰 시리즈 최고 인기 모델은 2016년 출시한 아이폰7이다. 애플은 아이폰7 인기에 힘입어 2017년 1분기(2016년 10~12월) 783억5100만달러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아이폰 판매량도 역대 최대인 7830만대를 기록했다. 당시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판매량이 줄어든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빼앗기도 했다. 아이폰7은 세계적으로 2억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