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임시국회가 개원했다. 한 달여 일정으로 산적한 법안 처리를 시작한다. 개원 첫날의 국회의장·원대대표 회동은 혹한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는 후문이다. 의례의 덕담이라도 있을 법한데 분위기는 냉랭했다. 개헌은 물론 각종 법안에서도 분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올해 첫 국회 일정인 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샅바싸움'을 예고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합의된 물 관리 일원화법, 5·18특별법을 포함한 민생 법안의 최우선 처리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은 방송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에다 경제 법안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당은 6월 지방선거 개헌을 주장했고, 야당은 권력 구조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날 분위기만 보면 공허한 정치 논쟁으로 한 달이 훌쩍 지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규제 법안과 관련해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정부·여당은 '규제 샌드박스' 4개 법안 처리에 주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4개 법안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보통신융합법, 핀테크 분야 금융혁신지원법, 산업 융합 분야 산업융합촉진법, 지역 혁신 성장 관련 지역특구법이다. 한국당과 국민의당도 수년 째 국회에 묶인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을 이번 회기 안에 끝장내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순위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신속하게 규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대의명분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 논리에 자칫 규제 법안이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다. 과거 국회를 볼 때 개헌 공방과 같은 정치성 이슈에 매몰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규제 법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급한 사안이다. 올해 첫 국회는 부디 당리당략이 아니라 산업과 시장, 크게는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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