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403〉 [AC협회장 주간록113] AI·딥테크 시대, 국가 성장전략 중심에 선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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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정책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 육성이 국가 성장전략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기술창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미래 성장동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6년은 이러한 변화가 제도와 정책으로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는 모태펀드 규모를 2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창업 초기 분야 출자를 대폭 늘렸다. 액셀러레이터 전용 계정 확대, 루키리그 신설, 지역 모태펀드 강화 등 초기 투자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정책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창업을 특정 계층 선택이 아닌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성장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는 단순한 창업지원 정책이 아니다. 국가 성장전략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환경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AI)과 국방 기술을 국가 안보 전략과 직접 연결하고 있다. 국방혁신단위(DIU)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기술을 군사·우주·에너지 분야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으며, 민간 벤처 생태계를 국가 경쟁력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로봇, AI 분야에서 국가 주도 스타트업 육성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딥테크 전략기금을 통해 양자기술, 우주산업,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결국 미래 산업 경쟁은 대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혁신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 역시 같은 흐름 속에 있다. 최근 투자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분야는 AI, 반도체, 로보틱스, 국방 기술, 바이오, 기후테크다. 이들 산업 공통점은 초기 기술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 진입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기존 산업 효율화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 자체를 만드는 특성을 가진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특화형 AI와 AI 에이전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조업, 금융, 의료, 국방 등 전통 산업과 결합하는 AI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소수 인력만으로도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생산설비만이 경쟁력이 아니라 설계자산(IP), AI 반도체, 고대역폭 메모리(HBM) 최적화 소프트웨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국가기관 중심 산업이었던 국방 분야가 민간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창업 환경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은 AI 기반 1인 창업 증가다. 과거에는 수십명 규모 조직이 필요했던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고객지원이 AI를 통해 자동화되면서 소규모 팀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창업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있지만, 반대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액셀러레이터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보육기관이나 초기 투자기관으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기술 검증, 시장 연결, 오픈이노베이션, 글로벌 진출, 후속 투자까지 연결하는 산업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보다 초기 고객 확보와 사업화 과정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시장과 기술을 연결하는 허브가 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여전히 회수시장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IPO 시장은 위축되어 있고 M&A 시장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초기 투자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회수 생태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 또 정부 사업 중심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시장 중심 혁신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대한민국 미래 산업은 더 이상 대기업 연구소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AI, 바이오, 국방, 반도체, 기후테크와 같은 미래 먹거리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먼저 실험되고 시장에서 검증된다. 이제 창업은 단순한 일자리 정책이 아니다. 국가 성장전략 핵심 인프라이자 미래 산업을 설계하는 플랫폼이다. 2026년 대한민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개별 스타트업 성공 여부가 아니다.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얼마나 강하게 구축하느냐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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