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6%에 불과하던 고위험·불확실 분야에 대한 투자를 2022년까지 35%로 늘린다는 목표를 담은 중장기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로드맵 'I-코리아 4.0'을 제시했다. 단기 성공률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상용화 기술 중심의 R&D 정책으로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축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특정 분야에 10년 이상 지원하는 전문연구실 제도도 도입, 불확실성이 큰 연구 과제에 도전하는 사례를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사실 큰 틀에서 보면 기업과 연구소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 규모, 당장 비즈니스 성과가 나올 만한 형태의 R&D 과제는 굳이 정부가 나설 이유가 없다. 물론 기업별로 역량 차이가 있어 중소·벤처 기업 배려는 필요하지만 국가 R&D 정책의 본질은 아니다.
R&D 정책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크게 두 부류로 정리하면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분야로, 더 많은 기업을 지원하는 유형(무난한 과제를 선별해서 수혜자를 늘리는 유형)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한 장기 투자 유형(성공률이 낮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서 수혜자가 적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이를 결정한 정부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과기정통부는 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R&D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성공 확률이 낮은 R&D는 두렵다. 추진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성공에 따른 결실은 크지만 실패 후유증 또한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 R&D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과제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하는 이유다.
괴기정통부가 실패 위험과 성과에 대한 비난 위험을 무릅쓰면서 과감한 R&D 정책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 트렌드가 있다. 1등이 절대 기회를 차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고위험·불확실성 투자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R&D 문화는 많이 성숙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R&D 정책이 특혜·방만 운영으로 왜곡되는 사례가 나올 수 없도록 관리 또한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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