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켐이 경영진을 교체하고 올해 흑자 전환에 총력전을 펼친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올해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하면 상장폐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처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리켐은 중국 이차전지 업체 B사에 전해액 소재를 공급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양산 테스트 샘플을 제출하고 공급단가 등을 논의하는 단계다. 이르면 1분기 양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고객사가 파낙스이텍, 솔브레인,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에 집중됐지만 지난해 말 일본 U사에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B사 외에 다른 중국 업체와도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
리켐은 2007년 설립해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경기 악화와 매출 감소, 경영권 변경 등 악재를 겪었다. 지난해에는 관계기업 감사 미완료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가 사유해소로 거래가 재개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 지정이 유력하다. 올해도 적자를 낼 경우 상장폐지가 불가피 한 만큼 흑자 전환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해 새로운 경영진을 꾸리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28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손실을 정리하며 재기에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내부적으로 이르면 1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력인 전해액 소재 사업은 99.9% 이상 고순도 첨가제 경쟁력이 부각되며 공급이 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 대비해 △불연 △난연 △고온 △저온 △장수명 특성을 만족시키는 고부가 특수 첨가제 개발에도 주력한다. 현재 전해액 첨가제 업체로는 세계 최대 수준인 연간 2만톤 생산능력(CAPA)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고객사 대응을 위해 전해액 업체와 동반진출을 검토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식각공장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에천트 부문 신규 소재도 개발해 1분기 공급을 시작했다. 전방 산업 호황으로 2분기부터 공급량이 3~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하는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소모성 자재) 사업도 시동을 걸었다. 국내 대형 MRO 업체와 국공립 연구소, 기업연구소, 대학 실험실에 공급되는 시약과 연구기자재 공급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MRO 부문은 올해 200억~300억원 매출을 내는 주력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과 국공립연구소 입찰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올해 입찰 가능 시장은 약 80억원으로 리켐은 이 중 30%를 목표로 한다. 현재 원자력연구원 등과 약 10억원 규모 수주 계약을 진행했다.
김희철 리켐 최고경영자(CEO)는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이 전기차, ESS 시장 확대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품질 전해액 소재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전방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