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열풍이다. '동호회 종목' 테니스가 하루아침에 국민 스포츠가 됐다. 정현 선수 덕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테니스 마니아를 빼고는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그가 세계 스타로 떠올랐다.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노바크 조코비치, 알렉산더 즈베레프, 테니스 샌드그렌 등 세계 강호들을 연이어 누르자 우리나라도 세계도 깜짝 놀랐다.
정현 선수는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약시라는 핸디캡을 딛고 세계 정상에 오른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더욱 놀라운 건 정현 선수로 시작된 테니스 열풍이다. 정현 선수 한 명으로 온 나라에 테니스 바람이 불었다. 섭씨 영하 10도를 넘는 강추위에도 테니스 코트만은 한여름이다. 평소 라켓 한 번 잡아 보지 않은 사람까지 테니스를 자연스럽게 입에 올린다. 학원에 강습 문의가 빗발치고, 테니스 라켓·운동화·가방 등 관련 용품은 사상 초유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모두 정현이라는 스타 선수 한 명의 힘이다.
이는 산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바로 스타 기업의 중요성이다. 고만고만한 기업 10개를 키우는 것보다 세계 기업 하나를 키우는 게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하이테크 분야에 돈과 인재가 몰리는 이유도, 제조업 공장이던 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턱밑까지 쫓아온 것도 모두 스타 기업 덕분이다. 미국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기업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ICT 하면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같은 기업이 단박에 떠오른다.
마땅한 미래 먹거리를 찾지 못한 대한민국은 그나마 4차 산업혁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선언성 구호 수준이다. “필요하다”는 원론에 그친 논의만 반복된다. 우리도 스타 기업 키우기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그래야 모호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산업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들불처럼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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