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發 온라인커머스 빅뱅...전자상거래 시장 판도 대격변

신세계그룹이 온라인과 모바일 분야 영토 확장을 선언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에 1조원 이상 투자를 받아 별도 법인을 설립, 온라인 커머스 1위에 도전한다. 유통 시장 구도를 뒤흔들 전자상거래 부문의 빅뱅 신호탄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비알브이(BRV)캐피털매니지먼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온라인 사업 신규 법인에 관해 총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이마트로 각각 나눈 온라인 사업부를 자산·인력으로 통합해 신규 법인을 설립한다. 신규 법인명, 조직 구성 등 세부 사항은 추가 준비 과정에서 결정한다. 신규 법인 대표는 2010년 신세계에 합류한 뒤 지난해 부사장직에 오른 전 디앤샵 대표 최우정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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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스타필드 고양 오픈 기념식에서 11번가 인수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신세계가 시장 공세에 본격 나서면서 롯데, CJ, 네이버 등까지 온라인·모바일 채널로 속속 진격할 태세를 취했다. 소비자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1~10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총 거래액은 63조516억원이다. 월 평균 거래액이 6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2017년 75조원 이상 거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승세를 감안하면 사상 처음 100조원 시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오프라인 채널에 비해 평가 절하된 오픈마켓, 홈쇼핑, 소셜커머스 등은 출혈 경쟁을 하면서도 거래 규모를 계속 늘리며 오프라인 유통을 잠식해 왔다.

롯데는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 종합몰 등 주요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상품 정보와 카테고리 분류 체계를 통합하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채널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계열사마다 산재한 상품 데이터를 일원화, 어느 채널에서나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앞으로 5년 안에 유통을 포함한 모든 그룹사에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CJ오쇼핑은 CJ E&M을 흡수 합병, TV홈쇼핑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합한 국내 최초의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을 지향한다. TV 중심 커머스 사업은 물론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네이버는 다음 달 중소상공인 쇼핑몰 '스토어팜'을 '스마트스토어'로 개편한다. 쇼핑에 필요한 최신 기술을 접목,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클라우드 쇼핑몰로 재탄생한다.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유통 공룡 가세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옴니채널,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생체 인식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쇼핑 기술이 시장 확대를 이끈다. 기존의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는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프렌차이즈 업계는 ICT 쇼핑 서비스로 신규 수요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 다양한 인수합병(M&A)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도 짙어졌다. 유력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를 인수, 단숨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28일 “오프라인 대기업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실상 모든 유통 사업자가 한정된 고객을 두고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면서 “올해 시장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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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 추이(단위 억원)

자료:통계청, 업계

신세계發 온라인커머스 빅뱅...전자상거래 시장 판도 대격변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