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주요 은행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를 정지하는 등 가상화폐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다.
22일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은 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SBI), 액시스 은행, HDFC 은행, ICICI 은행, 예스 은행 등 인도 내 주요 은행이 최근 자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일부 계좌 거래 행태가 의심스럽다며 이들 계좌를 정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들 계좌는 애초 개설 목적과 다른 거래에 이용됐다는 이유로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은 아직 정지시키지 않은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에 대해서도 차입금에 대해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인출 가능 금액 상한을 설정했으며 추가 거래정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의 조치대상이 된 비트코인 거래소는 젭페이, 유노코인, 코인시큐어, BTcx인디아 등 인도 내 10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뭄바이에서 사무소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이넥스는 “은행과 현금 지급 파트너 사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문제 해결 때까지 루피화 인출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다만 인도 은행은 아직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 정지 등 조치에 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익스프레스지는 인도 은행 조치가 알려진 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면서, 아직 정부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규제하지는 않은 인도가 본격적인 규제에 나서면 비트코인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인도 재무부는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가 초기 투자자에게 비정상적으로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며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경고했으며 인도중앙은행(RBI) 역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품이 갑자기 꺼질 수 있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인도 치안 당국은 비트코인이 테러조직 자금 조달에 이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세청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조성된 검은돈 세탁을 위해 가상화폐가 이용될 수 있다고 보고 지난달 수도 뉴델리와 정보기술(IT) 중심도시 벵갈루루, 하이데라바드 등 9곳의 비트코인 거래소 사무실을 방문해 컴퓨터에 담긴 투자자와 거래자의 이메일과 주소 등 전산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