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을 2주 앞두고 북미 TV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소니가 반격을 노리는 형국이다. 대화면으로 스포츠 경기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60인치 이상 TV가 이번 '성수기'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슈퍼볼을 위한 최고 TV' 10개 모델을 선정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LG OLED 65W7P'를 포함한 4개 제품을 순위에 올렸다. 삼성전자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QN65Q7C' 등 3개 제품, 소니 OLED TV '브라비아 XBR-65A1E' 등 3개 제품이 각각 최고 TV 리스트에 선정됐다.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미국 내 최대 스포츠 이벤트다. 지난해 슈퍼볼 시청자는 1억1130만명으로 집계됐다. TV를 틀어 놓은 시청자가 얼마나 슈퍼볼을 봤는지 따지는 점유율에서는 72%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슈퍼볼을 집에서 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 수요는 1월에 집중된다. TV 제조사 '대목'이다. 미국 소매시장조사업체 갭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슈퍼볼 2주 전 기간의 TV 할인율은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TV 제조사는 약 22% 할인 가격으로 TV를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슈퍼볼로 TV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를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다져 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할인 정책과 마케팅이 예상된다. 2018년형 신제품 TV를 앞두고 기존 모델 소진을 위한 파격의 프로모션도 기대된다.
시장 선두를 달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경쟁에 소니도 가세했다는 게 슈퍼볼 시즌 관전 포인트다. 유료구독자수 700만명이 넘는 컨슈머리포트가 '슈퍼볼을 위한 최고 TV' 10위에 3개 제품을 선택할 정도로 최근 미국 TV 시장에서 소니의 입김이 강해지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OLED TV를 앞세워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시장 점유율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번 슈퍼볼 시즌에도 소니가 공격 마케팅 전략으로 부활을 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7년 1분기 1500달러 이상 TV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소니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39%) 성장하며 1위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고화질 대화면 TV도 슈퍼볼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실감나는 스포츠 경기를 즐기기 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60인치대 이상 대화면 TV를 많이 찾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최고 TV' 가운데 1개 제품만 60인치이고 나머지는 모두 65인치 제품이다. 60인치대 TV는 15% 안팎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이번 슈퍼볼 시즌을 계기로 성장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60인치 이상 대화면 TV에 대한 수요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 프리미엄 TV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면서 “슈퍼볼뿐만 아니라 평창 동계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이어지기 때문에 TV 시장 호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