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에 사는 소수부족인 마사이족(族)이 '지식재산권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마사이족이 자신들의 브랜드를 지키고 외국 회사들로부터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받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사이 지식재산권 이니셔티브 트러스트' 케냐지부 회장인 티아로로(52)는 지역사회에서 마사이족 브랜드 가치를 교육하고 있고 다국적 회사로부터 지식재산권을 인정받기 위해 변호사들을 고용했다.
티아로로 회장은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라면서도 “기업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한다면 법정으로 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로 소, 양 등 목축으로 원시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약 200만명의 마사이족이 지식재산권 문제에서는 법적 수단을 강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마사이족은 최근 '코이 클로딩(Koy Clothing)'이라는 영국 의류소매업체와 지식재산권 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마사이족을 모방한 많은 기업이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의 한 지식재산권보호단체는 루이뷔통, 캘빈 클라인을 비롯한 전 세계 1000여개 기업이 브랜드 개발에 마사이족 문화를 사용해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예컨대 루이뷔통이 2012년 파리 패션쇼에서 선보인 스카프와 의상은 마사이족의 빨강 의상인 '슈카'를 모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마사이'라는 명칭이 직접 들어간 자동차, 신발, 액세서리 등 상품이 세계적으로 많이 유통됐다. 이 때문에 마사이족이 주장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수입이 연간 수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마사이족이 지식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마사이족을 모방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이 얼마나 협조할지 불확실하고 마사이족이 소송에서 고유문화를 입증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으리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