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4차 산업혁명? ···”아이언맨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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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자비스(JARVIS) 이미지 <자료:마블>

누구든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영화 아이언맨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로봇 슈트는 멋있다. 4차 산업혁명 비전을 소개하는 모델로 손색이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저런 로봇이 나온다”라고 하면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반대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사람을 공격하거나 일자리를 뺏는 건 다른 문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아이언맨에는 4차 산업혁명을 특징짓는 기술이 종합세트로 나온다. 우선,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JARVIS)'다. 말을 잘 알아듣는 건 물론 말도 잘한다. 군수업체 사장(토니 스타크)인 주인공이 로봇 슈트를 만들 때 홀로그램 영상을 제시하며 이것저것 돕는다. 농담도 잘한다.

요즘 국내서 열풍인 AI 스피커나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앱)과 비교해보면 누가 봐도 차이가 크다. 자유로운 대화는 당연히 힘들고, 로봇 슈트를 만들 정도의 정보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음성인식 정확도는 누적 정보량에 따라 개선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비스가 현실에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다.

영화에는 세세히 나오지 않지만 자비스가 작동하는 방식을 관찰하면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을 끄집어낼 수 있다. 빅데이터는 기본이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이 없다면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한테 쫓겨났을 것이다. 방대한 빅데이터를 순식간에 분석할 슈퍼컴퓨터나 양자컴퓨터도 자비스를 돕는 것 같다. 자가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도 필수다.

자비스가 이 모든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만물과 연결된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는 데, 그게 바로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아이언맨은 사실 5G 시대가 배경인 것이다. 내년 3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려는 기술이다.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송하는 데 5G 네트워크가 적격이다. 5G는 현존 이동통신 기술보다 속도는 10배 빠르고 연결 가능 기기 수도 10배나 많다. 전송지연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자율주행차처럼 긴박한 순간에 위력을 발휘하는 성능이다. 스타크가 로봇 슈트를 만들 때 자비스가 홀로그램으로 정보를 제공하는데, 사실 홀로그램은 매우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5G 네트워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아이언맨이 하늘을 가르며 적과 싸울 때 돕는 자비스의 음성은 사실 5G 네트워크로 연결됐을 게 틀림없다. 미사일을 한 방 맞으려는 순간, 1000분의 1초 초저지연 속도로 대응 방안을 알려줄 수 있는 자비스. 5G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5G 쓸모가 확 와닿지 않는가? 지금의 정보통신기술(ICT) 세상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세상을 만드는 기술,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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