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강화된 설비지침 마련...민간 구축 인프라도 조사 검토
최근 불거진 전기자동차 공용 충전소 부실 시공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이전보다 강력한 새로운 공사·운영 지침을 이달 중에 내놓는다. 국가 전반의 정부 차원 실태 조사도 이뤄진다. 충전사업자인 에버온, 지엔텔, 포스코ICT,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KT 등은 자체 전담반을 꾸려 자체 비상 점검에 들어갔다. <본지 1월 16일자 1면 참조>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신문의 '전기차 충전 시설 상당수가 실제 이용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부실 시공됐다'는 보도 이후 정부와 업체가 후속 대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환경부는 우선 환경공단을 통해 샘플링 수준 종전 현장 조사 방식을 연간 단위의 상시 전수조사팀으로 확대, 가동키로 했다. 환경공단이 구축한 충전시설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공사, 산업통상자원부(한국에너지공단), 지방자치단체, 민간 등이 구축한 충전 인프라까지 현장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러 부처와 기관 협조가 필요하지만 환경부가 전기차 보급·지원·규제 주무 부처인 만큼 전방위 조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용 충전소 공사·운영 지침도 정비된다. 환경부는 전기차 사용자 접근·편리성과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규정·지침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위반 시 사업자 평가 항목에 이를 반영, 최소 1년 단위로 국가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부실 시공 업체는 당장 올해 사업부터 패널티가 부과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환경공단과 업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새로운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공·운영 지침을 마련, 이달 중 공표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부, 공기업, 민간 충전시설에 대한 구별이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 전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달 안으로 더욱 강화된 시공·운영 지침을 마련할 예정으로, 이를 위반한 사업자에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환경공단은 충전소별로 현장 민원이나 자체 적발한 규정 위반 사항을 종합, 지난 16일 5개 사업자에 개선 조치 명령을 내렸다.
충전사업자의 자체 대응도 시작됐다. KT는 본지 보도에서 지적한 사업장을 하루 만에 정상 조치했다고 밝혔다. KT는 또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전국 500곳에 깔린 3000여개 충전기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KEVUA)는 공용 전기차 충전소 부실시공·관리 재발 방지를 위해 전기차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자체 점검 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전기차를 실제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충전 인프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제언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본지가 전국에 깔린 공용 전기차 충전소가 부실 시공 사례가 많다는 보도 이후 5개 국가 충전사업자, 한전 등 공용 충전시설 부실시공·운영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