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개정협상이 빠르면 이달 말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FTA 협상과 함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협력도 다양하게 추진된다. 한미 경제협력 재편을 FTA 개정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해 종합적인 국익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5일 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미 양국은 FTA 개정 협상뿐만 아니라 산업과 에너지 협력 등에서도 다양한 파트너 관계에 있다”며 “산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이 같은 협력이) FTA 개정협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백악관, 상무부, 의회 관계자를 만나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하고 현지 분위기를 점검했다.
강 차관보는 “다양한 관계자를 만나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한 우리 입장과 세탁기, 태양광 패널 등 미국 수입규제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과 30일 연두교서 발표를 앞두고 미국 통상당국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수입규제도 높은 우선순위를 갖고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잠정적으로 예정됐던 백운규 산업부 장관의 방미 계획은 연기됐다. 현 시점에서 방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업부는 양국 장관 면담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기술 협력과 원전 해체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었다. 한미 FTA 개정협상과 다른 트랙으로 양국 산업 협력관계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강 차관보는 “한미 FTA 개정협상과 관련해 우리 측은 이익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미국은 무역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정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은 빠르면 이달 말 혹은 2월 초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실무 협의 중이지만, 정확한 협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강 차관보는 “지난해 미국의 대한 무역수지 적자가 우리 측 통계에 의하면 20% 이상 감소했는데, 대미 수출보다는 수입이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무역 불균형 해소와 관련해서는 양국의 입장 차가 있지만, 이익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미국 상무부와 의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