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조작 의혹이 제기된 칠레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보고서에 대해 외부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B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평가방법을 변경해 칠레의 국가순위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폴 로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언론에 제기한 우려를 고려해 통합성과 투명성을 위한 방안으로 칠레의 기업환경평가에 대해 외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칠레의 순위가 급락한 것은 나라의 기업환경이 악화해서가 아니라 평가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평가방법 변화가 정치적으로 의도됐을 수 있다며 평가의 조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창업에서 퇴출에 이르는 기업 생애주기 안에서 국가 제도가 얼마나 기업 친화적인지를 평가하는 지수로,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칠레의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친기업 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재임했던 2010∼2014년 최고 34위까지 올랐다가 좌파 계열인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57위까지 급락한 바 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