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승 대표 "학원버스·IT 결합…5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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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승 리버스랩 대표.(사진=리버스랩 제공)

“저평가된 버스시장 가치를 높이겠다.”

분당 지역 학원가 스타 기업으로 떠오른 한효승 리버스랩 대표가 낙후된 학원버스 시장 선진화에 나섰다.

현재 전국 학원에서 지출하는 운송비는 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사교육시장 22조원 중 10%에 달한다. 2015년 기준 9인승 이상 차량 숫자는 12만3000여대 수준이다. 전체 학원 10%를 감당할 수 있다. 한 대표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학원버스 시장 규모는 5조원에 이른다”며 “시장 전반에 깔린 비효율을 걷어내면 더 클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 학원버스 사업은 버스 한 대가 학원 한 곳을 전담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학원이 수업하면 주변에 차를 대고 학생들이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일상이다. 주정차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마을 주민과 마찰이 벌어지기도 한다. 버스 기사도 답답하다. 대기 도중 주차 위반 딱지를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수해야 한다.

학원도 딜레마다. 버스동선을 효과적으로 짜기 어렵다. 수업이 띄엄띄엄 있을 땐 버스에 빈자리가 넘쳐난다. 사는 곳이 제각각인 학생을 배려하려 정류장을 늘리다보면 전체 통학시간이 길어진다. 비용도 부담이다. 버스 한 대를 빌리는 데 월평균 200만원이 든다. 여기에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차량에 동승자 탑승을 의무화한 법이 최근 시행됐다.

한 대표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정보통신(IT) 기반 학원버스 공유경제 플랫폼 '옐로우버스'를 선보였다. 기존 학원버스 생태계에 IT와 공유경제 시스템을 접목했다. 버스별 최적 동선을 계산, 빈자리와 대기 시간을 줄였다. 통학시간은 30분 이내로 당겼다. 학원 운송비 부담도 30% 낮췄다.

그는 “학부모는 학원버스가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학원 인근 주민은 학원버스 때문에 주차난을 겪는다”며 “IT를 결합하면 이 같은 미스매칭을 풀 수 있겠다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분당 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회사 문을 연 직후 25인승 미니버스로 학원 6곳 학생을 실어 날랐다. 넉달 만에 18개 학원을 고객사로 유치했다. 최근엔 매달 운송비로 7000만원을 쓰는 3000명 규모 학원과도 계약을 맺었다. 한 대표는 “학원 시간표를 옐로우버스 운영 일정에 맞추는 곳까지 생겼다”며 “올해 버스를 28대까지 늘려 서비스 효율성을 극대화할 목표”라고 전했다.

IT 고도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버스 동선 최적화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 전체 이동 구간 중 원하는 경유지 숫자를 입력하면 시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주는 솔루션이다. 버스 정류장을 설치하거나 동선 계산이 필요한 배달, 운송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안전에도 만전을 기한다. 옐로우버스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학생이 타면 부모에게 탑승 장소와 시간을 알려준다. 한 대표는 “자체 채용 프로세서를 거친 매니저가 버스당 한 명씩 배치돼 학생을 관리한다”며 “기존 교육 프로그램에 응급처치 수업을 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텔 출신 IT 전문가다. 2016년 2월 리버스랩을 세웠다. 사업 초기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운송업체 전용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섰다는 평가 속에 대중적 관심을 받진 못했다. 한 대표는 “실패를 통해 많은 운송업체와 연을 맺는 기회를 잡았다”며 “결과적으론 옐로우버스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비스 질을 높여 버스 사업을 3D 업종으로 분류하는 인식을 바꾸겠다”며 “학원이 본업인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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