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문받고 말상대까지…日술집의 변신 사연은?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 한 바(Bar). 남성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면서 태블릿PC와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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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태블릿PC 속 화면에 있는 것은 젊은 여성을 이미지화한 3D 캐릭터 '아야 짱(ちゃん젊은 여성을 부르는 호칭)'. '이상한 바'라는 이름의 이곳은 태블릿PC로 주문하고 결제도 하는 일본 최초 '무인 바'다.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손님맞이 실험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야 짱을 조정하는 사람은 이 바에서 900㎞ 떨어진 곳에 있는 여성이다. 이 여성은 태블릿PC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바에 온 손님 모습을 보면서 대화를 나눈다.

프로그램으로 목소리를 바꾼다. 손님과 대화를 하면서 센서가 붙은 특수 헬멧과 장갑을 착용한다. 이를 통해 캐릭터가 손을 흔들거나 환하게 웃게 할 수도 있다.

아야 짱을 개발한 벤처기업 '유사이드유'는 이 과정에서 AI에 대화와 움직임 등 손님 맞이 기술을 학습한다. 학습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조정하는 사람 없이 AI가 여러명의 손님을 한꺼번에 상대할 수 있다.

유사이드유가 사이버 바텐더를 개발하는 것은 일본 사회 심각한 일손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일손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구인배율(구인자수/구직자수)은 2016년 1.39나 됐다.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1명이라면 필요한 일손은 1.39명인 것이다. 일손 부족 현상은 서비스업에서 특히 심각하다.

일손 부족 정도는 지역별로 차이가 커서 후쿠이(福井)현과 도야마(富山)현은 구인배율이 1.93, 1.83이나 됐지만, 북단의 홋카이도(北海道)와 남단의 오키나와(沖繩)는 각각 1.11과 1.10이었다.

일손 부족 현상과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은 은행 점포의 풍경도 바꿔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리소나은행은 화상으로 창구를 찾은 손님과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3월 시작한다.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을 별도의 사무실에 모아놓고 멀리 떨어진 창구를 후방지원하게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창구 직원이 손님에게 상담하다가 상속 절차에 관해 물어보면 화상으로 이 문제를 잘 아는 전문가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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