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호조로 수요 늘어...투자 규모 100억원 넘을 듯
LG화학이 미국 배터리 공장을 증설한다. 전기자동차 판매 호조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8월까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축, 현재 4개인 생산 라인을 5개로 늘릴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증설 이후 홀랜드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CAPA)은 3GWh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볼트(Bolt) EV 탑재 배터리를 연간 5만여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3억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해 2010년 건설을 시작했지만 전기차 시장 개화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가동 시기가 늦어져 기공식 이후 3년여 만인 2013년 첫 제품을 출하했다. 설립 당시 5개 생산 라인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고, 현재 4개 라인이 풀가동되고 있다. 인력도 꾸준히 늘어나 현재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홀랜드 공장에 약 1만㎡ 규모의 배터리팩 조립 시설도 신축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6, 7번째 라인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추가 증설 시기는 미국 내 고객사 수주 상황에 따라 2019년 이후로 변동 가능성이 있다.
미국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차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09년 제너럴모터스(GM)를 시작으로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홀랜드 공장에서는 GM 볼트(Volt)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배터리가 주로 생산된다. 60㎾h급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하는 볼트 EV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친환경차 전문 웹사이트 하이브리드카스에 따르면 볼트 EV는 지난해 11월 2987대가 팔려 35.39% 점유율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PHEV 시장에서도 볼트 PHEV 1702대가 팔려 20.25% 점유율로 토요타 프리우스프라임(21.8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6년 말부터 양산되는 크라이슬러의 PHEV 미니밴 모델 퍼시피카에도 LG화학 16㎾h 배터리가 탑재된다. 퍼시피카는 홀랜드 공장에서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포함한 팩 형태로 공급한 첫 제품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PHEV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는 264대가 팔려 3.14% 점유율로 8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4.1GWh 배터리를 출하, 21.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배 증가한 수치로, 순위도 두 계단 상승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생산 규모나 고객사 관련된 사항은 자세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