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과학관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개편해야 할 때입니다.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질적인 도약을 통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과학관으로 만들겠습니다.”
2008년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은 새해 10주년을 맞는다. 최근 1년 가까운 수장 공백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배재웅 관장 어깨가 무겁다. 배 관장은 “주요 전시관 리모델링과 재개관으로 콘텐츠 질을 높이고, 사회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과학관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과천과학관은 지난해부터 재개관이 이어졌다. 미래상상SF관, 자연사관, 첨단기술관이 새로 문을 열었다. 새해 전통과학관과 기초과학관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본관 내 상설전시관 대부분이 바뀐다. 야외 곤충생태관도 증축·재개관한다.
새로 여는 전시관은 전시 품목과 방식을 모두 바꾼다. 전통과학관 리모델링이 당면 과제다. 전통과학관은 한의학, 전통 발명품 등을 전시한다. 관객 호응도가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다. 나열식 전시에서 탈피해 흥미 요소를 높이고 스토리텔링을 강화한다. 기초과학관은 새해 테마별 콘텐츠를 보강하고, 관객 호응을 살피면서 전체 재개관 방향을 잡는다.
배 관장은 “테마 별 부스 배치 같은 새로운 콘셉트를 많이 도입해 주제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상설전시관 대부분이 새로 문을 여는 만큼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중기 전시 계획의 뼈대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과학관은 최근 연 평균 관람객이 120만~130만명에 달한다. 양적 성장은 거의 끝났다. 관람객 규모와 시설은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과천과학관만의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다음 과제다.
배 관장은 “관람객 규모와 시설이 세계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서 “좁은 우물 안에서 120만, 130만이라는 숫자에 연연할 수 없다. 우리만의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세계적인 과학관 대열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관장은 사회 현안을 다루는 과학 콘텐츠도 발굴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조류독감 같은 국민 생활 속 주제를 과학관에서 다루겠다는 얘기다.
그는 “과학관 역할이 과학 원리를 알려주는 데만 머무를 필요는 없다. 국민이 위험을 느끼는 재해, 재난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과학적 해설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현대인이 안전한 먹거리, 신종 질병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갖추는 데 과학관이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홈페이지 만족도도 매우 낮은 수준인데, 단순 개편이 아니라 용도 자체를 바꿀 것”이라면서 “과학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은 사람도 우리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활용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