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년보다 1.1% 감소한 180만대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지엠·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가 내수 3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업계는 각 사가 대어급 신차 출시를 예고한 만큼 신차 성공 여부가 내수 시장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내수 3위 자리는 한국지엠(12만525대)이 차지했다. 쌍용차(9만6030대)와 르노삼성차(9만584대)를 불과 5400여대 차이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3사가 자체 개발 신차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입 신차 등 제품군 다변화 전략을 앞세워 내수 3위 사수와 탈환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1분기 미국에서 생산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치량(SUV) '에퀴녹스'를 국내에 도입한다. 캡티바 후속 모델인 에퀴녹스는 미국 시장에서 연평균 20만대 이상 팔리는 쉐보레 브랜드 주력 차종이다. 에퀴녹스는 국내에서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르노삼성 QM6 등과 경쟁하게 된다.
한국지엠은 에퀴녹스보다 상위 차종인 대형 SUV '트래버스' 추가 도입도 검토 중이다. 대형 SUV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볼트 EV' 도입 물량도 지난해 10배 수준인 45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새해 첫 신차로 미니밴 '코란도 투리스모' 신형 모델을 선보인다. 출시 5년 만에 디자인을 변경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신차는 코란도 스포츠 후속 모델로 자리할 픽업 '렉스턴 스포츠(프로젝트명 Q200)'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기존 대형 SUV G4 렉스턴에 준하는 플래그십 모델로 육성한다. 신차는 기존 G4 렉스턴과 차명은 물론 차량 뼈대가 되는 플랫폼, 심장에 해당하는 파워트레인, 내·외관 디자인, 안전·편의 사양까지 다양한 기술을 공유한다.
르노삼성차는 4월 르노 해치백 '클리오'를 출시한다. 애초 지난해 10월 판매가 예정됐으나, 유럽 내 인기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시 시기가 연기됐다. 1990년 처음 출시된 클리오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 베스트셀링 해치백이다. 국내에 출시될 클리오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수입 소형차를 선호하는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다.
르노삼성차는 클리오에 이어 르노 미니밴 '에스파스' 국내 도입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물량 부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도입 물량을 지난해 3배 이상인 2500대로 확정했다. 주행거리를 200㎞ 이상으로 늘린 신형 전기차 'SM3 Z.E.'도 2500대 이상 판매하겠단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차 내수 3위 다툼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합리적인 신차 가격 정책과 원활한 물량 확보가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