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현대차그룹 2018년 “美·中 판매 회복 사활”

현대자동차그룹은 새해에 주요 시장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권역별 자율 경영을 실시, 시장 밀착형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 중국에서 판매량이 일제히 급감했다. 이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 계열사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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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양재 본사 사옥.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실적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주요계열사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8% 증가한 230조597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8% 감소한 10조6877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4.6%로 1.2%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경영실적이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판매 부진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초 내수 129만8000대, 해외 705만2000대 등 지난해보다 12만대 늘어난 825만대를 판매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659만여대에 불과해,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약 707만대)보다 6.8% 가량 감소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판매량은 700만대도 겨우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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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35'.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가장 큰 부진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에서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이 70만2017대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120만2688대보다 41.6% 가량 감소했다. 현지 업체 경쟁력이 강해지고, 지난 3월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반한(反韓)' 감정까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픽업트럭 등 시장 주도 차량 라인업 부족으로,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96만9670대 판매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 목표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사상 처음으로 목표치를 낮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750만~780만대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미국·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회복시키고, 내수 시장 성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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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광저우 모터쇼'에서 공개한 중국형 스포티지R 후속 모델 'NP(중국명 즈파오)' (제공=기아자동차)

현대차는 내년 신형 싼타페를 필두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을 강화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내년 코나, 싼타페, 투싼 개선 모델 등 소형부터 중형에 이르기까지 모든 SUV 제품군이 개편될 예정이다. 중형 세단 G70의 미국 출시,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판매 확대, 차세대 수소전기자동차 및 코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출시, 경차 시장 영향력 확대 등도 주요 목표로 거론됐다.

기아차는 내년에 유럽 '씨드', 미국 '포르테' 등 지역별 주력 모델의 신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인다. 또 쏘렌토 개선 모델과 스토닉·스포티지 개선 모델을 미국·유럽에 본격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스팅어 판매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내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지난달 공개 이후 호평을 받고 있는 'ix35', 중국판 코나 '엔시노', 준중형 세단 모델 등에 주력한다. 기아차는 중국 전략형 준중형 SUV, 소형 SUV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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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 위보우(Iki Wibowo) AG그룹 사장(앞줄 왼쪽)과 이인철 현대차 상용수출사업부 전무가 합작사 설립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현대차)

현대·기아차는 해외 시장 공략 효율화를 위해 해외 각 조직에 최대한 권한과 책임을 넘긴 '자율경영'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해외 주요 시장별로 '권역본부'를 순차 출범시킨다. 이 권역본부가 해당 지역의 상품 운용, 현지 시장 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기획·관리하게 된다. 우선 북미(현대·기아차), 인도(현대차)를 시작으로 단계 적용이 된다. 내년 5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상용차 전문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생산·판매, 사후관리(AS) 등 현지 상용차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등은 현대·기아차 신차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제철은 순천공장 도금설비 공장을 증축, 약 50만톤 규모의 차 강판 생산 설비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또 인도 아난타푸르에 신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신설, 기아차 인도공장의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슈분석]현대차그룹 2018년 “美·中 판매 회복 사활”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