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업무 대신하던 日기업 관리직 자살 산재인정

일본 정부와 업계가 근로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시간외 근무 단축 등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하 직원 초과근무를 줄이기 위해 자신이 업무를 대신하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관리직 간부 사원이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이를 계기로 일반 사원 시간외 근무가 줄어들면 노동시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시간외 수당도 받지 못하는 관리직 간부 업무가 늘어나는 일본기업 현행 근로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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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NHK에 따르면 지바 노동기준감독 당국은 혼다자동차 자회사 '혼다카스지바' 소속 자동차 판매점 점장으로 일하다 우울증을 앓은 끝에 자살한 당시 48세 남성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재작년 3월 새로 문을 연 지바 시내 판매점장으로 취임했다. 점장은 부하들의 시간외 근무를 줄이기 위해 남은 업무를 자신이 집으로 들고 가 처리했다.

많은 달에는 한 달에 시간외 근무시간이 87시간 이상이었다. 이후 우울증에 걸려 출근할 수 없게 됐고 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자 작년 12월 자택에서 자살했다. 근로감독 당국은 노동시간 증가를 우울증 원인으로 인정하고 지난 6월 산업재해 판정을 내렸다.

일본 노동기준법상 사원을 관리·감독하는 '관리직'에게는 노동시간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간외 수당이라는 개념도 없다. 관리직은 경영방침 결정에 참가하고 종업원 노무관리로 채용이나 근무를 평가하는 권한을 갖는 것으로 돼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경영상 판단과 대응이 요구되기 때문에 노동시간 제한을 받지 않으며 기업이 시간외 수당을 지불할 필요도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이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면서 사원 업무가 줄어든 만큼 노동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는 관리직 업무가 늘어난다고 지적한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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