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높은 값·공급차질 우려 글로벌 업체로 연내 다변화…SDI 타격 불가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스핀-온-하드마스크(SOH) 재료 공급사를 다변화한다. 재료를 독점 공급하던 삼성SDI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 10년 동안 이 재료 공급을 독점해 오면서 높은 이익을 창출해 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전자재료업체로부터 SOH재료를 공급받기로 했다. 최근 생산 평가를 통과했다. 올 연말부터 미국 오스틴 공장에 이 회사 SOH 재료가 공급된다. 추후 조달량은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옛 제일모직)는 2000년대 초·중반에 SOH를 처음 국산화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이후로 삼성SDI SOH만 사용했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 감사에서 이 같은 독점 공급 문제가 대두됐다. 높은 값을 치르고 있는 데다 삼성SDI 생산 라인에 문제가 생겨서 재료 조달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사업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이 재료를 5~6곳에서 조달한다. 삼성전자는 내부 감사 이후 해외 업체의 재료 평가를 시작했고, 이번에 공급을 확정지었다. <본지 4월 17일자 18면 참조>
삼성SDI 경영진은 삼성전자의 SOH 재료 다변화 움직임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를 상대로 재고를 요청하는 등 여러 노력을 쏟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SDI는 SOH 사업에서만 연간 1500억~2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률도 높다. 지난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한 삼성SDI는 올해 수백억원 수준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OH 실적이 줄면 내년 전사 차원의 이익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올해 삼성SDI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별 사업에서 나오는 100억~200억원의 이익이 일부라도 감소하면 큰 타격”이라고 진단했다.
SOH는 미세화된 반도체 회로 패턴의 붕괴 현상을 막는 하드마스크 층 재료다. 과거 패턴 사이가 넓었을 때는 하드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필수 공정, 필수 재료가 됐다.
SOH 쓰임새는 다음과 같다. 스핀 코팅 장비를 통해 실리콘 웨이퍼 위로 SOH를 얹으면 하드마스크 층이 형성된다. 그 위로 포토레지스트(PR)가 도포된다. 노광 작업 뒤 이들 막층을 단계를 밟아 식각한다. 이후 막 찌꺼기를 없애는 애싱 공정을 마치면 최종 패턴이 완성된다.
하드마스크 없이 PR만 두껍게 바르고 노광 하면 미세화된 패턴에선 바닥 면적과 높이 비율(AR)이 높아 쉽게 붕괴될 수 있다. PR를 얇게 바르면 식각 공정 시 실리콘 웨이퍼 층까지 깎여 나가기 때문에 원하는 패턴을 만들 수 없다. 이 때문에 추가된 것이 바로 하드마스크 층이다. 최종 패턴 형성 후에는 하드마스크 층이 식각 공정에 의해 모두 깎여 없어지기 때문에 희생막이라고도 부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